폐기물관리법 제25조(폐기물처리업)
① 폐기물의 수집ㆍ운반, 재활용 또는 처분을 업으로 하려는 자는 (…)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를 시ㆍ도지사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② 시ㆍ도지사는 제1항에 따라 제출된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를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하여 검토한 후 그 적합 여부를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자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2. 폐기물처리시설의 입지 등이 다른 법률에 저촉되는지 여부
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2024. 2. 6. 법률 제202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국토계획법’)
제29조 ① (기반시설에 해당하는 폐기물처리시설의 설치에는 시ㆍ도지사나 인구 50만 명 이상 대도시 시장의 도시ㆍ군관리계획 결정이 필요함) 제43조 ② 도시ㆍ군계획시설의 결정ㆍ구조 및 설치의 기준 등에 필요한 사항은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한다.
도시계획시설규칙 제157조는 위 위임에 따라 폐기물처리 및 재활용시설의 결정기준으로 ‘인구밀집지역이나 공공기관ㆍ학교ㆍ연구시설ㆍ의료시설ㆍ종교시설 등과 가깝지 않고 주거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도록 인근의 토지이용계획을 고려할 것’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2항 제2호의 문언이 ‘다른 법률’이라고만 되어 있을 뿐 그 범위를 한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 그리고 폐기물처리시설이 폐기물관리법상 인ㆍ허가와 국토계획법상 도시·군관리계획 결정이라는 두 계열의 규율을 함께 받는다는 점이 이 사건 해석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3. 대법원의 판단
원심은 구 국토계획법 제43조 제2항과 도시계획시설규칙 제157조가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2항 제2호의 ‘다른 법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다음, 이 사건 처분은 그 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않거나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위 전제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였습니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사업계획서 적합 여부 통보 제도의 취지
폐기물관리법 제25조가 허가에 앞서 사업계획서의 적합 여부를 통보하도록 한 것은, 사업자가 스스로 시설을 갖추어 허가를 신청하였다가 허가단계에서 불허가되어 막대한 경제적ㆍ시간적 손실을 입는 것을 방지하는 한편, 허가관청이 사업계획서를 미리 심사하고 허가단계에서는 나머지 요건만을 심사하여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하려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적합 여부 심사단계에서는 장차 시설ㆍ장비ㆍ기술능력을 갖추더라도 허가를 하기 곤란한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다면 그러한 사정까지 고려할 수 있고, 제25조 제2항 각 호의 사유는 재량권 행사의 범위와 기준을 구체화하여 행정작용의 투명성과 적법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입니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두12283 판결 참조).
② ‘다른 법률’의 범위
위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제25조 제2항 제2호가 입지 등의 저촉 여부를 미리 검토하도록 한 것은 인ㆍ허가단계에서 시설의 설치ㆍ운영을 제한하는 법령에 저촉되어 사업이 좌초됨으로써 손실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호의 ‘다른 법률’에는 폐기물처리시설의 설치ㆍ운영 관련 인ㆍ허가에 관한 법령 등 그 설치ㆍ운영을 제한하는 법령 일체가 포함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③ 구 국토계획법령의 해당 여부
구 국토계획법령상 기반시설에 해당하는 폐기물처리시설은 그 설치에 도시ㆍ군관리계획 결정이 필요하고, 그 결정에는 구 국토계획법 제43조 제2항 및 도시계획시설규칙 제157조가 정한 폐기물처리 및 재활용시설 결정기준이 적용됩니다. 위 각 규정은 폐기물처리시설의 설치ㆍ운영을 제한하는 법령으로서 제25조 제2항 제2호의 ‘다른 법률’에 해당합니다. 나아가 대법원은 구 폐기물처리업 허가업무처리지침(환경부예규 제609호)이 사업계획서 적합통보와 관련하여 검토되어야 할 ‘다른 법령’ 중 하나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들고 있는 점도 함께 지적하였습니다.
이러한 법리에 따라 대법원은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였습니다.
4.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2항 제2호의 ‘다른 법률’의 범위에 관하여 대법원이 처음으로 판단한 사례입니다. 대상판결은 위 조항의 ‘다른 법률’을 문언보다 넓게 파악하여 법률의 위임에 따른 하위법령을 포함한 ‘설치ㆍ운영을 제한하는 법령 일체’로 보았고, 그 결과 국토계획법령상 도시ㆍ군계획시설 결정기준 저촉이 그 자체로 사업계획서 부적합통보의 사유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실무적으로는 폐기물처리시설과 같이 개별 사업법상 인ㆍ허가와 국토계획법상 도시ㆍ군관리계획 결정이라는 두 계열의 규율을 함께 받는 시설에서, 두 절차가 서로 독립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후행 도시계획 절차의 판단이 선행 사업법상 사전결정 단계로 앞당겨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습니다. 사업자로서는 사업계획서 단계에서 이미 도시ㆍ군계획시설 결정기준에 관한 소명 부담을 지게 되는 반면, 인ㆍ허가관청으로서는 도시계획 부문의 판단을 그대로 원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판단이 결정기준에 비추어 실제로 정당한지를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