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ㆍ수협 조합장선거 후보자가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할 때 문자 이외의 음성ㆍ화상ㆍ동영상 등(이른바 ‘
멀티메시지’)을 전송하지 못하도록 한 위탁선거법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단체의 기관 구성에 관한 결사의 자유 및 조합장선거 후보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사례
1. 대상판결의 개요
이 사건 청구인 및 제청신청인은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후보자로 당선된 사람으로, 선거운동기간 중 대량문자발송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자신의 얼굴ㆍ성명ㆍ기호 등이 포함된 이미지를 문자메시지에 첨부하여 전송하였다는 이유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던 중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이하 ‘
위탁선거법’) 제28조 제2호 중 ‘(문자 외의 음성ㆍ화상ㆍ동영상 등은 제외한다)’ 부분(이하 ‘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습니다. 청구인은 그 신청이 각하되자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하였고, 제청신청인은 제청법원이 그 신청을 받아들여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습니다.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2014. 6. 11. 제정된 후 2024. 1. 30. 개정되었으나 이전과 동일한 내용을 규율하고 있습니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구법 조항과 현행법 조항을 모두 심판대상으로 삼아 그 위헌 여부를 함께 판단하였습니다.
2.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구법 및 현행법)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심판대상조항]
구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2014. 6. 11. 법률 제12755호로 제정되고, 2024. 1. 30. 법률 제201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조(전화를 이용한 선거운동)
후보자는 선거운동기간 중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만,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 문자(문자 외의 음성ㆍ화상ㆍ동영상 등은 제외한다)메시지를 전송하는 방법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2024. 1. 30. 법률 제20179호로 개정된 것)
제28조(전화를 이용한 선거운동)
후보자등은 선거운동기간 중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만,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 문자(문자 외의 음성ㆍ화상ㆍ동영상 등은 제외한다)메시지를 전송하는 방법
[관련조항]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제29조(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선거운동)
① 후보자등은 선거운동기간 중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1. 위탁단체가 개설ㆍ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의 게시판ㆍ대화방 등에 글이나 동영상 또는 그 밖의 정보를 게시하는 방법
2. 전자우편(컴퓨터통신을 이용하여 글 또는 화상ㆍ동영상이 담긴 파일을 송수신할 수 있는 통신시스템을 말한다)을 전송하는 방법
제61조(허위사실공표죄), 제62조(후보자등 비방죄), 제66조(각종 제한규정 위반죄) 등
위탁선거의 공정을 해치는 행위에 대하여 별도의 형벌조항을 두고 있다.
공직선거법(2017. 2. 8. 법률 제14556호로 개정된 것)
제59조(선거운동기간)
선거운동은 선거기간개시일부터 선거일 전일까지에 한하여 이를 할 수 있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 문자(문자 외의 음성ㆍ화상ㆍ동영상 등은 제외한다)메시지를 전송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 이 경우 자동 동보통신의 방법(동시 수신대상자가 20명을 초과하거나 그 대상자가 20명 이하인 경우에도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수신자를 자동으로 선택하여 전송하는 방식을 말한다)으로 전송할 수 있는 자는 후보자와 예비후보자에 한하되, 그 횟수는 8회(후보자의 경우 예비후보자로서 전송한 횟수를 포함한다)를 넘을 수 없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신고를 하여야 한다.
3.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그 게시판ㆍ대화방 등에 글이나 동영상 또는 그 밖의 정보를 게시하거나 전자우편을 전송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
3. 헌법재판소의 판단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7인의 다수의견으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단체의 기관 구성에 관한 결사의 자유와 조합장선거 후보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였습니다. 다만 구법 조항에 대하여는 그 적용을 중지하고, 현행법 조항에 대하여는 2026. 12. 31.을 시한으로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 적용을 명하였습니다. 제시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제한되는 기본권 – 결사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
조합장 선출행위는 단체의 업무집행 및 의사결정기관의 구성에 관한 자율적 활동이므로 조합장선거 후보자의 선거운동에 관한 사항은 결사의 자유의 보호범위에 속한다(헌법재판소 2017. 6. 29. 선고 2016헌가1 결정, 헌법재판소 2024. 2. 28. 선고 2021헌가16 결정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조합장선거에서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함에 있어 문자 이외의 음성ㆍ화상ㆍ동영상 등을 메시지에 포함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단체의 기관 구성에 관한 결사의 자유를 제한할 뿐만 아니라, 선거운동방법을 제한함으로써 조합장선거 후보자의 표현의 자유도 제한한다.
②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 인정
심판대상조항은 후보자들의 경제력 차이에 따른 불공평한 선거운동 및 조합장선거의 과열과 혼탁을 방지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 일반 문자메시지에 비해 비싼 멀티메시지 전송 비용, 문자메시지라는 매체의 직접적ㆍ동시적 전달 특성과 멀티메시지의 유권자에 대한 영향력 등을 고려할 때 멀티메시지 전송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조합장선거의 과열과 혼탁을 방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으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③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 인정되지 않음
위탁선거법상 조합장선거의 선거운동기간은 13일에 불과하여 후보자와 선거인이 후보자에 관한 정보를 알리고 취득하는 데 충분하지 않은 시간이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며 접근이 용이한 문자메시지, 특히 후보자에 관한 많은 정보를 단시간에 전달할 수 있는 멀티메시지를 전송하는 방식의 선거운동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
위탁선거법은 이미 문자ㆍ음성ㆍ화상 또는 동영상 등의 정보를 주고받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허용하고 있으므로(제29조 제1항), 굳이 동일한 내용의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멀티메시지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특별히 제한할 필요성이 보이지 않는다. 위탁선거법은 허위사실공표죄(제61조), 후보자 등 비방죄(제62조), 각종 선거운동 제한규정 위반죄(제66조) 등을 두고 있으므로, 선거의 공정성은 위와 같은 형벌조항을 통해서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내용적 통제를 넘어 전달 매체 자체를 일률적ㆍ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아가 조합장선거는 지역 내에 거주하는 소수의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하므로 일반 문자메시지와 멀티메시지 사이의 전송 비용 차이가 후보자 간 경제력 차이에 따른 불균형 내지 불공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 공직선거법이 멀티메시지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허용하면서도 자동 동보통신 방법의 문자메시지 전송 횟수를 최대 8회로 제한하고 있는 것처럼, 전송 횟수의 제한 등으로 그 위험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덜 침해적인 대안도 존재한다.
※ 반대의견(재판관 정정미, 재판관 조한창)
반대의견은 ▲ 멀티메시지가 일반 문자메시지에 비해 통신사에 따라 약 3배에서 20배의 전송 비용 차이가 있고 위탁선거법은 공직선거법과 달리 발송 횟수의 제한이 없는 점, ▲ 문자메시지는 유권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직접적ㆍ동시적으로 전달되는 사적ㆍ은밀한 통신 수단으로서, 멀티메시지를 이용한 선거운동은 흑색선전이나 비방을 통한 선거의 과열ㆍ혼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점, ▲ 정보통신망을 통해 음성ㆍ화상ㆍ동영상 등을 활용한 선거운동이 이미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의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4.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조합장선거 후보자가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할 때 문자 이외의 음성ㆍ화상ㆍ동영상 등(이른바 ‘
멀티메시지’)을 전송하지 못하도록 한 위탁선거법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단체의 기관 구성에 관한 결사의 자유 및 조합장선거 후보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대상판결은 선거운동방법에 있어 후보자에 관한 정보 전달 매체 자체를 일률적ㆍ전면적으로 금지하는 입법방식이 헌법상 허용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는 의의가 있습니다.
다만, 이번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 중 현행법 조항은 2026. 12. 31.을 개선입법 시한으로 하여 계속 적용되므로, 조합장선거 후보자로서는 향후 개선입법이 마련되기 전까지 현행법 조항의 적용을 계속 받게 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