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개요
원고들은 피고 한국도로공사와 용역계약을 체결하여 고속도로 안전순찰 업무 등을 위탁받은 외주사업체(이하 ‘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 소속되어 안전순찰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들입니다. 원고들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 의하여 피고에게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피고를 상대로 고용의 의사표시를 청구하였고, 이와 함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피고의 취업규칙 등에 의한 ① 기준임금(기본급, 상여금, 위험수당, 업무수당, 교통보조비, 건설수당, 직무수당, 정근보조비 가산금, 기술수당), ② 복리후생비(경로효친비, 가족수당, 복지포인트, 출산장려금, 학자금, 기념품비), ③ 법정수당(휴일ㆍ야간ㆍ연장근로수당 및 연차휴가미사용수당), ④ 퇴직금 상당의 금액에서 이 사건 외주사업체로부터 지급받은 금액을 공제한 차액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원심이 근로자 파견관계의 성립과 피고의 직접고용의무를 인정한 판단은 정당하다고 보았으나, 손해배상액 산정 방식과 관련된 아래 부분에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며 금전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환송하였습니다.
가. 손해배상액 산정 시 공제 범위(손익상계)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파견근로자에게 손해배상금을 산정할 때,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로부터 지급받은 임금 전액을 손익상계로 공제해야 한다.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에 대하여 일부 임금 항목에 대해서만 손해배상을 구했더라도, 그와 동일하거나 동종이 아닌 다른 임금 항목까지 파견사업주로부터 받았다면 그 이익 전부를 공제해야 한다.
나. 고용단절 근로자에 대한 책임 제한
고용관계가 단절된 파견근로자에 대해, 사용사업주가 대체 근로자를 사용함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이 확대되었다는 이유로 사용사업주의 책임을 제한한 것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 대체 근로자에 대한 책임은 사용사업주가 적법한 방법으로 인력을 충원하지 않고 계속 파견법을 위반하였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지, 근로자가 퇴사했다는 사정만으로 그 책임의 일부를 근로자에게 돌릴 수 없다.
다. 연차휴가미사용수당 및 퇴직금 등 손해 산정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의 경우, 피고 사업장에서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가 시행되었고 파견근로자들이 직접 고용되었다면 이 제도의 적용을 받았을 것임이 분명하다면,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으므로, 원심은 촉진제도의 실제 시행 여부 등을 심리했어야 한다. 또한 퇴직금의 경우, 근로자들이 2019. 1. 1. 자로 피고에게 신규 채용된 것이 파견법상 직접고용청구권을 장래를 향해 포기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면, 그 이전 기간(직접고용의무 발생일부터 2018. 12. 31.까지)에 대한 퇴직금 상당액은 손해로 확정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심은 이를 다시 심리할 필요가 있다.
라. 지연손해금의 법정이율 적용
소송촉진법상 법정이율이 연 15%에서 12%로 개정된 경우, 제1심 변론 종결 이후에 항소심에서 청구취지를 확장했다면, 제1심에서 인용된 부분에 대해서는 종전 규정인 연 15%를, 항소심에서 확장되어 새롭게 인용된 부분에 대해서는 개정 규정인 연 12%를 적용해야 한다. 원심이 이를 구분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12%를 적용한 것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법원은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이 원인이 되어 파견근로자가 얻은 이익은 파견사업주로부터 받은 임금 등의 전액이므로 그 전부를 공제하여야 하는 것이지,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에 대하여 일부 임금 항목에 한하여 손해배상을 구하였다고 하여 그와 동일하거나 동종인 파견사업주의 임금 항목만을 손익상계의 대상으로 삼을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4. 3. 12. 선고 2019다223303, 223310 판결). 대상판결은 이러한 법리를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고용이 단절된 근로자에 대해, 사용사업주가 대체인력을 불법파견으로 사용함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적인 책임까지 원래 근로자에게 전가하여 배상액을 감경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사용사업주의 책임을 엄격하게 인정하였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가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와 관련하여, 사용사업주가 소속 직원들에 대하여 연차휴가사용 촉진제도를 시행한 경우 파견근로자가 직접 고용되었을 경우 사용촉진을 받았을 것과 그럼에도 자발적으로 휴가를 사용하지 않았을 것임이 분명한지를 심리하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불법파견 손해배상과 관련한 실무적 혼선을 정리하고 합리적인 산정 기준을 확립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