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개요
택시운송사업자인 A협동조합(이하 ‘
A조합’)은, 총회에서 A조합을 해산하고 그 사업을 원고(협동조합)에 양도하기로 의결함에 따라, 원고와의 사이에 자산 전부와 부채 일부를 양도하기로 하는 양수도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피고보조참가인들(이하 ‘
참가인들’)은 A조합에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택시운전업무에 종사하던 사람들인데, 원고가 인수하기로 한 A조합의 부채에 참가인들에 대한 출자금 반환 채무는 포함되지 않았고, 원고는 위 사정 등을 이유로 참가인들에게 택시 운전을 중지할 것을 통보하였습니다(이하 ‘
이 사건 통보’). 참가인들은 원고로부터 부당하게 해고되었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고, 노동위원회는 원고의 부당해고를 인정하였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참가인들에게 A조합의 조합원으로서의 지위와 아울러 근로자의 지위도 인정될 볼 소지가 높고, 참가인들의 근로관계는 원고에게 포괄승계되었으므로 이 사건 통지는 위법한 해고로서 무효로 볼 소지가 높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대상판결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하였습니다.
[참가인들의 근로자성]
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에 대한 대법원의 법리는 협동조합의 조합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됨
1) 조합원과 협동조합 사이에 조합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근로관계의 존재 가능성이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2)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므로, 조합원이 협동조합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조합원의 지위와 별도로 근로자의 지위도 인정될 수 있다. 이는 출자를 통해 회사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주주나,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를 위임받은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러한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는 사유만으로 근로자성이 부정되지 않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도7794 판결,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0다57459 판결 등 참조).
3) 택시운송사업자인 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 택시운수종사자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판단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성 판단 요소들을 적용함에 있어 협동조합이 아닌 택시운송사업자 소속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일반적인 택시운수종사자와 비교할 때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봄과 아울러, 사업장 밖에서 근로함에 따라 실시간으로 지휘ㆍ감독이 어려운 택시운전업무의 특성 등도 고려하여야 한다.
나. 참가인들의 근로자성 인정 근거
1) A조합이 계약과 규정을 통해 정한 내용은, 택시운송사업자가 취업규칙으로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업무의 내용, 기본적인 근로조건과 복무규율에 관하여 사전에 정한 것과 실질적으로 별다른 차이가 없다.
2) 참가인들은 택시 운행에 있어 규정에 정해진 구체적인 준수사항과 복무규율의 적용을 받았고, 위반 시 징계 대상이 되는 등 제재를 받을 수 있었다.
3) 배차시간 내 영업시간이 정해져 있고 연간 휴가 일수에 상한이 있으며 결근 시 사전 허락을 받아야 했던 점, 조합에 납입하여야 할 기준금 액수를 고려하면 참가인들은 A조합이 지정한 운행시간 등에 구속받은 것으로 보인다.
4) 참가인들은 기준금 전액 납입 시 고정급과 초과 수입금의 일정 비율을 보수로 지급받고, 기준금 전액을 납입하지 못할 경우 보수에서 미달 금액이 공제되었으며, 만근장려금도 지급받았다. 이러한 금품은 택시 운행이라는 근로 자체의 대가에 해당한다.
5) 참가인들은 조합원으로서 의결권ㆍ선거권 및 출자금을 반환받을 권리가 있었으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참가인들에게 독립사업자성이 인정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근로관계의 승계]
가. 이 사건 양수도계약은 영업양도에 해당한다. 소외 조합과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관계도 원칙적으로 양수인인 원고에게 포괄승계되었다.
나. 원고가 참가인들에 대한 출자금 반환 채무를 인수하지 않은 것을 참가인들과의 근로관계 승계 제외 특약으로 보게 되면, 그 특약의 실행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 그런데 참가인들의 조합원으로서의 지위와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별개의 법률관계에 따라 인정되는 것이므로, 조합관계에 관한 사정이 소외 조합과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관계가 원고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것을 부정하는 사유가 된다거나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된다고 볼 수 있다.
3. 의의 및 시사점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합니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한편, 영업이 양도되면 반대의 특약이 없는 한 양도인과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칙적으로 양수인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되고, 영업양도 당사자 사이에 근로관계의 일부를 승계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근로관계의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특약은 실질적으로 해고나 다름이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유효하며, 영업양도 그 자체만을 사유로 삼아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0두8455 판결 등).
대상판결은 협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협동조합의 조합원의 경우에도 택시운송사업자와의 사이에 계약을 체결한 일반적인 택시운수종사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에 대한 대법원 법리에 따라 근로자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설시한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또한, 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의 지위와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별개이므로 영업이 포괄승계되는 경우 조합 관계에 관한 사정을 들어 근로관계의 승계를 부정하거나 해고의 정당한 이유를 인정할 수는 없다고 본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