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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협력업체가 독립적 기업조직이 아니라고 보아 불법파견을 인정한 사례

2024.02.15

[대상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2. 15. 선고 2021가합517143 판결] 
 
1. 사안의 개요  
 
A사는 B중공업에서 분사한 B건설기계의 협력업체입니다.  A사 근로자들은 B건설기계의 공장 안에서 굴착기 부품 중 암(ARM)과 붐(BOOM)을 제작하는 일을 담당했습니다. 
 
A사 근로자들은 2019년 전국금속노동조합 B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에 가입해 A사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여 교섭을 시작했으나, 3개월 만에 결렬됐습니다.  이에 지회는 쟁의행위에 나섰고 B건설기계는 A사에 배당하는 물량을 줄였습니다. 
 
그러자 2020년 8월 A사는 근로자들에게 폐업을 통보했습니다.  이에 근로자들은 불법파견을 주장하며 고용노동부에 불법파견 진정을 접수했고, B건설기계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021년 12월 고용노동부는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회사에 시정명령을 내렸고, 검찰도 B건설기계와 A사 대표와 법인 등을 파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2. 판결 요지1)  
 
재판부는 B건설기계가 협력업체 근로자의 작업 방식과 순서를 정하는 등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했고, 협력업체가 독립적 기업 조직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아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div style="background:#eeeeee;border:1px solid #cccccc;padding:20px;">1) 업무상 상당한 지휘ㆍ명령 
 
- B건설기계는 사내협력업체에 작업표준서와 제조공정도, 표준작업지도서 등을 전달했고 근로자들은 그 내용을 준수하여 수급업무를 이행하였다.  
 
- 작업표준서는 근로자들이 수행해야 하는 작업의 순서와 방식을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어 B건설기계가 사내협력업체 근로자에게 업무수행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휘명령을 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 협력업체가 작업표준서를 수정한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고, 작업표준서와 다르게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 B건설기계에 먼저 수정을 요청한 후 그 지시에 따라 작업했다. 
 
- 각 협력업체의 작업 현장 모니터에는 MES 시스템(작업실적 관리 시스템)이 송출됐고 근로자들은 모니터를 통해 현장에서 생산되는 부품의 종류, 기종, 공정 단계와 함께 생산 중인 기계장비의 모델명, 조립공정 투입 예정일, 투입 순서 등을 확인했다. 
 
- 피고의 직원들은 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각 협력업체 근로자들로부터 작업현황 및 문제점 등을 보고받고 협력업체가 수행하는 작업의 순서, 방법 등에 관하여 지시하였다. 
 
 
2) 사용사업주 등 사업에 실질적 편입  
 
- 사내협력업체 근로자의 작업공간과 B건설기계의 작업공간은 구분돼 있었으나, 협력업체 근로자는 공장의 안전관리, 동력관리, 식당운영 등 효율성을 위해 B건설기계 근로자와 동일한 시간에 작업을 진행해야 했고, 피고의 근로자들은 기술 이전, 품질 검수, 기계 수리 등을 이해 수시로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작업 공간에 출입했다. 
 
- 생산공정이 연속되는 특성상, 이 사건 각 사내협력업체가 담당한 공정의 진행상황과 피고나 다른 협력업체가 담당한 공정의 진행상황은 서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 피고의 생산공정회의에는 이 사건 각 사내협력업체의 직원들도 참석하였다. 
 
 
3) 인사ㆍ노무 관련 결정권한 행사  
 
- 이 사건 각 사내협력업체는 피고의 공장에서 근무하던 종전 사내협력업체의 근로자를 그대로 고용하여 생산공정에 투입하였으므로, 근로자의 선발에 관한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 각 사내협력업체는 독자적으로 도급계약을 이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인적 조직을 갖추지 못하였기 때문에 피고와 종전 사내협력업체의 도움을 받아 종전 사내협력업체의 근로자들을 고용승계의 형태로 채용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 피고는 A사 근로자들이 참여한 생산공정회의 등에서 A사 근로자들에게 비파괴검사 판독 교육 등을 실시하도록 지시하거나, 협력업체 근로자들로 하여금 피고가 시행하는 교육에 참여하게 하였다.  
 
 
4) 계약목적의 확정 및 업무의 구별, 전문성ㆍ기술성 
 
- 각 기본계약은 수급인인 이 사건 각 사내협력업체가 완성하여야 하는 일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하여 정하고 있지 않다. 
 
- 각 사내협력업체의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는 물량계약에서 정한 범위에 한정되어 피고의 직원들이 수행하는 다른 업무와 구분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의 업무를 도급인인 피고 소속 근로자의 일반적인 업무 내지 영업 활동과 엄격히 구분 짓기는 어렵다.  
 
- 각 사내협력업체의 근로자들이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 비하여 특별히 전문성ㆍ기술성을 갖추고 있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5) 계약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기업조직ㆍ설비 등 보유  
 
- B건설기계는 '임직원 창업 및 운영기준'에 따라 일정기간 근속한 임직원이 사내협력업체를 창업하는 경우 창업지원금을 지급하고 3~5년간 거래를 보장해 주고 있다.   
 
- A사 대표 甲 역시 B건설기계에서 퇴직한 근로자였다.  B건설기계 부장은 甲을 협력업체 대표로 추천했고, 甲은 회사로부터 창업지원금을 받아 A사를 설립했다.  A사는 기존 협력업체 근로자 고용을 그대로 승계했다. 
 
- A사나 A사와 비슷한 경위로 도급계약을 체결했을 것으로 보이는 다른 협력업체들이 B건설기계와 구분되는 독립적인 기업조직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div>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기존 판례가 제시한 파견근로관계의 판단기준에 의거하여 B건설기계와 협력업체 근로자들 사이에 파견근로관계가 있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특히 대상판결의 경우 B건설기계가 협력업체의 설립에 처음부터 개입하였다는 점을 인정해 협력업체가 독립적 기업조직을 갖추지 못했다고 본 점이 특기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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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line-height: 10px; text-align: justify;"> 
1) 판결서 원본이 확인되지 않아 뉴스기사를 인용하는 방식으로 대체합니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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