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개요
원고들은 피고의 협력업체와의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의 사업장 내에서 업무를 수행한 사람들입니다.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
파견법’) 제6조 제3항 본문에 의하여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로 간주됨을 주장하며 근로자지위의 확인 및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 의하여 피고에게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고용의 의사표시를 청구하였습니다.
2. 대상판결의 요지
서울고등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보조참가인에 소속되어 포장업무를 담당한 원고들과 관련하여 제1심 판결이 피고에게 고용의무가 있음을 확인한 부분 및 피고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명한 부분을 취소하고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가. 원고들에 대한 피고의 상당한 지휘ㆍ명령 : 부정
1) 작업표준서의 작성ㆍ변경에는 피고보조참가인의 기술, 경험, 의견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이고, 작업사양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2) 피고는 MES를 통하여 제품별 포장규격을 전달하였는데, 포장업무의 특성상 도급인과 수급인이 포장사양의 유형 및 포장규격에 관하여 동일한 기준을 공유할 필요가 있는 점, 피고보조참가인의 포장업무는 사전에 정해진 포장사양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고, 포장사양에 따라 피고보조참가인 소속 근로자의 작업내용에 큰 차이가 발생한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피고보조참가인이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등 포장 사양의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를 구속력 있는 업무지시라고 보기 어렵다.
나. 피고의 사업에 대한 실질적 편입 : 부정
1) 피고보조참가인이 일정한 범위 내에서 작업량을 조절할 여지가 있었다.
2) 피고 소속 근로자 중에는 포장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없고,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 근로자 간 대체근로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없으며, 근무장소, 사무실 등이 상호 분리되어 있었다.
3)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 근로자의 업무는 기능적으로 명확히 분리된다.
다. 피고보조참가인이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다.
라. 피고보조참가인이 피고와 체결한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포장작업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피고보조참가인 소속 근로자가 맡은 작업(입고된 코일이 포장작업 대상인지를 확인)과 피고 소속 근로자의 작업(생산된 코일의 품질을 확인하고 이상이 있을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구별되며 피고보조참가인은 철강제품을 포장하는 방법에 관하여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기술성을 갖추고 있었다.
마. 피고보조참가인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었다.
3. 의의 및 시사점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해 작업을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합니다. 즉, ①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ㆍ간접적으로 그 작업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ㆍ명령을 하는지, ②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③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ㆍ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④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작업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작업이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작업과 구별되며 그러한 작업에 전문성ㆍ기술성이 있는지, ⑤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이를 판단하게 됩니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이 사건은 제조업 사내하도급 중 포장공정에서 적법도급을 인정한 사례입니다. 대상판결은 피고의 상당한 지휘ㆍ명령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MES를 통한 포장규격 정보 전달이 구속력 있는 업무지시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하면서, 근로자파견관계를 부정한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