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개요
병원에서 평일 야간 및 휴일 전담으로 근무한 공무직 근로자들이 병원을 운영하는 공법인(이하 ‘
피고’)을 상대로,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휴게시간이 실질적으로는 피고의 지휘ㆍ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즉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제1심의 판단과 같이 휴게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면서도, 미지급 임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판단을 일부 수정하여 최종 지급 금액을 변경하였습니다.
가. 휴게시간의 근로시간 인정 여부
- 대체 인력의 부재: 휴게시간 중 업무를 대체할 인력이 없어 원고들은 언제라도 환자 접수 및 검사 등 긴급 상황에 대처할 준비를 해야 했다.
- 휴게장소의 부적절성: 업무공간과 분리된 독립적인 휴게장소가 제공되지 않았고, 업무공간 내에 소파나 간이침대를 두거나 인접한 탈의실 등을 지정한 것에 불과하여 온전한 휴식을 취하기 어려웠다.
- 실질적 지휘ㆍ감독: 휴게시간이 특정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불시에 복무감사가 이루어졌고, 휴게시간 중 사적인 행위(고스톱)를 이유로 징계를 받은 사례가 있는 등 근로자들은 근무시간 내내 피고의 실질적인 지휘ㆍ감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나. 시간당 통상임금 산정 기준
2019년 이후 원고들의 시간당 통상임금 산정 기준이 되는 월 소정근로시간을 원고들이 주장하는 월 181시간(주 34.8시간)이 아닌, 월 209시간(주 40시간)으로 보아야 한다.
-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단체협약과 피고의 보수규정 모두 월 소정근로 기준시간을 209시간으로 명시하고 있고, 각종 수당 또한 이를 전제로 산정하고 있으므로 이 기준을 따라야 한다.
- 실근로시간 단축의 성격: 2019년 이후 실근로시간이 주 34.8시간으로 줄어든 것은 장시간 근로 문제 해소를 위해 피고가 근로의무를 일부 면제해 준 것일 뿐, 소정근로시간 자체를 변경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
3. 의의 및 시사점
휴게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ㆍ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보장된 시간을 의미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법원은 병원 운전기사가 야간 당직을 하던 중 휴게시간 보장 여부가 문제된 사안에서, ① 17시부터 18시까지 식사시간이 확보되었고, ② 응급환자 후송이 거의 없었으며 23시 30분부터 04시 30분까지는 별다른 업무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휴식을 취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0. 4. 21. 선고 2019고정458 판결). 1일 24시간 근무하는 요양보호사에 대해서도 낙상사고나 응급상황이 드물었고, 휴게시간 외출 금지 규정이나 야간 상주 관리자가 없었던 점을 들어 휴게시간이 충분히 보장되었다고 인정하였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2021. 1. 28. 선고 2019나203263 판결).
반면, 대상판결은 앞선 사안들과 달리 휴게시간 중 대체인력이 없어 대기시간 내 업무수행 가능성이 상존하였고, 실질적인 지휘ㆍ감독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들어 휴게시간 부여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병원과 같이 24시간 응급상황에 대비하여야 하는 사업장에서 휴게시간 부여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휴게시간 중 대체인력을 배치하고 업무공간과 분리된 휴게장소를 마련하는 등 근로자가 실질적인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