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유] 지평 || [통상자문센터] 유럽연합이 추진하는 ‘지속가능성제표’는 국제거래를 어떻게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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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자문센터] 유럽연합이 추진하는 ‘지속가능성제표’는 국제거래를 어떻게 바꿀까?

2024.04.30

<div style="text-align: right;">임성택 대표변호사(지평 ESG센터장)</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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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지속가능성제표를 공시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지속가능성제표는 유럽연합 지속가능성 공시의 요구문서이다. 재무제표에 상응하는 것이다. 유럽연합은 2023년 12월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이행 가이던스를 발표하였다. 유럽의 지속가능성 공시제도는 우리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국제거래와 가치사슬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국 기업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유럽의 지속가능성 공시법규 
 
유럽은 가장 일찍 비재무 공시를 의무화한 뒤 이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14년 「비재무 공시지침」(Non-Financial Reporting Directive, 이하 'NFRD')을 법규화했다(2017년 회계연도부터 적용). 2019년에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지속가능금융 공시규정」(Sustainable Finance Disclosure Regulation, 이하 'SFDR')도 채택했다. 이후 NFRD를 강화하는 「기업 지속가능성 공시지침」(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 이하 'CSRD')을 입법했다. CSRD는 2022년 11월 유럽의회의 승인을 얻어 2023년 1월 6일부터 발효되었다. 비재무 공시의 항목들도 재무적 관련성을 가지므로 '지속가능성 공시'라는 개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유럽연합은 2023년 7월 CSRD 이행을 위하여 「유럽 지속가능성 공시기준」(European Sustainability Reporting Standards, 이하 'ESRS')을 채택하였다. 일종의 시행규칙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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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center;">[그림] 유럽연합 지속가능성 공시제도 타임라인</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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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alt="" src="https://www.jipyong.com/uploads/editor/image/2024/04/20240429030543_1.gif" /> 
※ 자료: ESMA(2022), Deloitte(2022) 
 
 
CSRD가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 
 
CSRD는 2024년 회계연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역내 중소기업에도 적용되고, 역외 기업도 일정기준을 충족하면 적용된다. 적용기업 수가 약 5만 개에 이른다. 한국 기업 중에도 상당히 많은 기업이 이 법률의 적용을 받는다. 
 
<table class="MsoTableGrid" style="border-collapse:collapse; border:1pt solid #bbbbbb">
	<tbody>
		<tr>
			<td style="border-bottom:1pt solid #c00000; background:#c00000; border-top:2pt solid #c00000; border-left:none; border-right:1pt solid #d9d9d9; padding:0cm 5.4pt; text-align:center" valign="top" width="7%"></td>
			<td style="border-bottom:1pt solid #c00000; background:#c00000; border-top:2pt solid #c00000; border-left:none; border-right:1pt solid #d9d9d9; padding:0cm 5.4pt; text-align:center" valign="top" width="22%">적용시기</td>
			<td style="border-bottom:1pt solid #c00000; background:#c00000; border-top:2pt solid #c00000; border-left:none; border-right:1pt solid #d9d9d9; padding:0cm 5.4pt; text-align:center" valign="top" width="24%">공시대상</td>
			<td style="border-bottom:1pt solid #c00000; background:#c00000; border-top:2pt solid #c00000; border-left:none; border-right:1pt solid #d9d9d9; padding:0cm 5.4pt; text-align:center" valign="top" width="47%">비고</td>
		</tr>
		<tr style="height:31.8pt">
			<td style="border-bottom:1pt solid #bbbbbb; border-top:none; border-left:none; border-right:1pt solid #bbbbbb; padding:0cm 5.4pt; height:31.8pt; text-align:center">1</td>
			<td height="60" style="border-bottom:1pt solid #bbbbbb; border-top:none; border-left:none; border-right:1pt solid #bbbbbb; padding:0cm 5.4pt; text-align:left">2025년(2024 회계연도)</td>
			<td style="border-bottom: 1pt solid rgb(187, 187, 187); border-top: none; border-left: none; border-right: 1pt solid rgb(187, 187, 187); padding: 0cm 5.4pt;">기존 NFRD 적용기업</td>
			<td style="border-bottom: 1pt solid rgb(187, 187, 187); border-top: none; border-left: none; border-right: 1pt solid rgb(187, 187, 187); padding: 0cm 5.4pt;">직원 수 500명 이상 EU 상장사, 금융기관(은행, 보험회사）</td>
		</tr>
		<tr>
			<td style="border-bottom:1pt solid #bbbbbb; border-top:none; border-left:none; border-right:1pt solid #bbbbbb; padding:0cm 5.4pt; text-align:center">2</td>
			<td height="109" style="border-bottom:1pt solid #bbbbbb; border-top:none; border-left:none; border-right:1pt solid #bbbbbb; padding:0cm 5.4pt; text-align:left">2026년(2025회계 연도)</td>
			<td style="border-bottom: 1pt solid rgb(187, 187, 187); border-top: none; border-left: none; border-right: 1pt solid rgb(187, 187, 187); padding: 0cm 5.4pt;">EU 내 대기업(비EU 기업을 지배기업으로 하는 EU 내 종속기업 포함)</td>
			<td style="border-bottom: 1pt solid rgb(187, 187, 187); border-top: none; border-left: none; border-right: 1pt solid rgb(187, 187, 187); padding: 0cm 5.4pt;">아래 기준 중 2개 이상에 해당하는 회사(상장 여부와 무관)  
			- 직원 250명 초과 
			- 자산 2천만 유로 초과 
			- 순매출 4천만 유로 초과</td>
		</tr>
		<tr>
			<td height="57" style="border-bottom:1pt solid #bbbbbb; border-top:none; border-left:none; border-right:1pt solid #bbbbbb; padding:0cm 5.4pt; text-align:center">3</td>
			<td style="border-bottom:1pt solid #bbbbbb; border-right:1pt solid #bbbbbb; border-left:1pt solid #bbbbbb; border-image:initial; border-top:none; padding:0cm 5.4pt; text-align:left">2027년(2026회계 연도)</td>
			<td style="border-bottom: 1pt solid rgb(187, 187, 187); border-top: none; border-left: none; border-right: 1pt solid rgb(187, 187, 187); padding: 0cm 5.4pt;">EU 내 상장 중소기업</td>
			<td style="border-bottom: 1pt solid rgb(187, 187, 187); border-top: none; border-left: none; border-right: 1pt solid rgb(187, 187, 187); padding: 0cm 5.4pt;">초소형 상장기업은 제외(중소기업을 위한 지속가능성 보고기준에 따라 공시)</td>
		</tr>
		<tr>
			<td height="90" style="border-bottom:1pt solid #bbbbbb; border-top:none; border-left:none; border-right:1pt solid #bbbbbb; padding:0cm 5.4pt; text-align:center">4</td>
			<td style="border-bottom:1pt solid #bbbbbb; border-right:1pt solid #bbbbbb; border-left:1pt solid #bbbbbb; border-image:initial; border-top:none; padding:0cm 5.4pt; text-align:left">2029년(2028회계 연도)</td>
			<td style="border-bottom: 1pt solid rgb(187, 187, 187); border-top: none; border-left: none; border-right: 1pt solid rgb(187, 187, 187); padding: 0cm 5.4pt;">EU 내 일정 매출액을 초과하는 비EU 지배기업</td>
			<td style="border-bottom: 1pt solid rgb(187, 187, 187); border-top: none; border-left: none; border-right: 1pt solid rgb(187, 187, 187); padding: 0cm 5.4pt;">EU 역내 순매출이 1억 5천만 유로를 초과하며, 역내에 자회사 또는 지사를 두고 있는 제3국기업(자회사에는 위 2, 3의 대기업, 중소기업 기준 적용, 지사에는 순매출액 4천만 유로 초과 기준 적용)</td>
		</tr>
	</tbody>
</table>

<div style="text-align:left"> 
우선 EU 역내에 직원 250명 초과, 자산 2천만 유로 초과, 순매출 4천만 유로 초과 중 2개 이상에 해당하는 현지법인이 있는 경우 2025년 회계연도부터 공시하여야 한다. EU 역내 순매출이 1억 5천만 유로를 초과하며, 역내에 자회사 또는 지사를 두고 있는 제3국기업은 2028년 회계연도부터 공시를 하여야 한다. 한국본사도 CSRD에 따라 공시해야 하는 것이다.</div>
 
공시를 하지 않는 등 CSRD를 위반하는 경우 제재를 받을 수 있다. CSRD에서는 효과적이고 비례적이며 설득력이 있는 제재를 요구할뿐 제재의 내용은 각국에 위임되어 있다. NFRD 당시 독일의 경우 최대 1,000만 유로 또는 연간 총 매출액의 5% 중 높은 금액, 취득한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의 2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하는 입법을 했다. 처음으로 CSRD 이행입법을 한 프랑스의 경우 최대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75,000유로의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다. 
 
비록 유럽에 자회사나 지사를 두고 있지 않은 경우에도 유럽기업과 거래하는 경우 공시의무의 영향을 받게 된다. 공시의 대상에 가치사슬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공시의무자는 가치사슬의 인권, 환경 등 사안에 대하여 부정적 영향과 위험, 기회 등을 공시하여야 한다. CSRD는 이른바 스코프3(scope3)를 공시범위에 포함시켰다. 스코프3는 협력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의미한다. 이처럼 유럽과 거래하는 회사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 밖에도 CSRD는 사안의 중요성 평가를 하거나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관리함에 있어서 실사(Due Diligence)를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공시대상 기업은 가치사슬에 있는 회사를 상대로 인권실사 및 환경실사를 실시하고 이를 공시하여야 한다. 유럽과 거래하는 한국 기업들도 인권 및 환경 실사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중 중요성 
 
공시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중요성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중요한 사안과 문제를 식별하는 과정이다. 지속가능성 공시와 관련하여 국제적으로 두 가지 기준이 존재한다. 하나는 '영향 중요성'이고(GRI), 다른 하나는 '재무 중요성'이다(TCFD와 ISSB). 그런데 EU CSRD는 두 가지를 포함하는 '이중 중요성'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img alt="" src="https://www.jipyong.com/uploads/editor/image/2024/04/20240430004206_2.gif" />※ 자료: GRI, GREENOMY 
<a href="https://www.globalreporting.org/media/r2oojx53/gri-perspective-the-materiality-madness.pdf">https://www.globalreporting.org/media/r2oojx53/gri-perspective-the-materiality-madness.pdf</a> 
Double Materiality & Implications for CSRD Reporting (greenomy.io) 
 
 
가치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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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공시는 가치사슬을 포함하고, 가치사슬은 업스트림(생산까지의 단계) 및 다운스트림(생산 이후 판매, 소비까지의 단계)을 망라한다. 지속가능성제표에는 가치사슬의 사업 관계에서 발생하거나 발생할 수 있는 중요한 영향, 위험 및 기회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야 한다. 사업 관계는 직접적인 계약 관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다만 모든 사항에 가치사슬 정보를 포함할 필요는 없으며, 사업 관계상 중요한 영향, 위험과 기회와 연결되어 있는 경우에만 포함하면 된다. 
 
가치사슬의 공시 대상 여부도 중요성 평가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가치사슬의 어느 부분(지역, 활동, 운영, 공급업체, 고객, 기타 관계 등)에서 중요한 지속가능성 사안이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유럽의 소매회사가 역외 지역에서 생산된 목재 장난감을 파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역외 지역의 공장에서는 먼지와 화학물질로 산업안전에 심각한 위험이 있다. 이 회사는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고 산업안전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 이 경우 협력회사 직원과 지역사회 주민에게 중대한 건강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영향 중요성). 아울러 해당 협력업체의 당국이 뇌물을 받지 않고 산업안전 관련 법을 강력히 집행하면 해당 협력업체는 벌금을 받거나 영업정지를 당할 수도 있다(재무 중요성). 그렇다면 중요성이 인정되며 공시의 대상이 된다. 
 
 
유럽의 지속가능성 공시는 국제거래를 바꾸는 도화선 
 
유럽의 지속가능성 공시는 무역과 국제거래를 변화시키는 도화선이다. 환경과 인권, 거버넌스가 무역거래의 주제로 들어오는 것이다. 지속가능성을 무시하는 기업은 국제거래에서 배제되는 시대가 되고 있다. 아동노동을 하는 동남아 국가에서 물건을 조달해 공급하거나, 환경 파괴를 통해 얻어진 원료를 가공해 수출을 하는 것은 앞으로 어려워질 것이다. 탄소배출이 높은 기업은 무역에서도 설자리가 없어질 것이다. 
 
지속가능성 공시는 기업에 어떤 이점이 있을까? CSRD에서는 기업이 지속가능성 문제에 대하여 수준 높은 공시를 하면 여러 이점이 있다고 제시한다. 우선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투자 및 금융상품이 늘어나고 있어서 금융자본을 쉽게 조달하게 된다. 또한 지속가능성 공시는 기업이 지속가능성 문제와 관련된 위험과 기회를 파악하고 관리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기업과 이해관계자 사이의 더 나은 대화와 소통을 위한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 기업의 평판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유럽이 앞서고 있지만,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지속가능성 공시를 의무화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ESG 공시를 2026년 이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공시는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이다. 이를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활용하여야 한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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