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개요
원고는 2020. 3. 5. 피고 회사와 사이에서 연봉을 1억 3,000만 원으로 정하고,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연봉직 사원 관리규정 및 기타 노동관계법령 등에 따르도록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입사하였습니다. 이후 피고 회사는 기존 임원이었던 G 등을 대기 발령하고 별도의 공개채용 절차 없이 원고를 영업/건설본부 본부장 및 부사장으로 임명하였습니다. 한편 피고 회사에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였고, 이에 당시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G 등은 2020. 4. 3. 원고를 대기발령하는 내용의 인사발령을 하였습니다. 이후 원고는 2020. 4. 13.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어 2020. 4. 20. 등기되었다가, 2020. 4. 22.자 임시주주총회 결의에 의하여 해임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고는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였고, 원심 판결은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피고가 원고를 부당해고 하였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습니다.
2. 대상판결의 요지
원심 판결과 달리 대법원은 원고가 근로자가 아니라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하며 사건을 파기 환송하였습니다.
- 피고는 자본금 약 81억 원, 임직원 약 127~162명 규모의 회사이며, 원고는 조직도상 대표이사 산하 4개 본부 중 하나인 영업/건설본부의 본부장(부사장 직급)으로 발령받았음.
- 원고는 사용자로부터 고용 내지 해고되는 절차가 아니라, 피고 정관 규정에 따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어 등기되었고, 이후 임시주주총회 결의에 의하여 해임되었음.
- 원고는 이사회에 사내이사로 참석하여 6개 의안의 논의 및 의결에 참여하였고, 이사회 의사록에 서명ㆍ날인하였음. 이사회 의안들은 임시주주총회 개최, 각자 대표이사 업무조정, 부산지사 등 폐쇄, 임직원에 대한 법적 조치, 직장폐쇄 등에 관한 것으로 대부분 피고의 경영과 관련된 사항들이었음.
- 원고의 연봉은 1억 3,000만 원으로, 사원부터 실장까지 일반 근로자들의 연봉(2,600만 원 ~ 7,300만 원)에 비하여 상당히 많은 액수이고, 일반 근로자들과 달리 독립된 공간을 임원실로 제공받았음.
- 원고는 통상 근로자가 거치는 공개채용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부사장 직급에 해당하는 영업/건설본부 본부장으로 발령난 것은 피고의 경영권에 변동이 발생함에 따라 그 경영권을 원만하게 인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임.
3. 의의 및 시사점
대법원은 등기이사가 주식회사의 이사로서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한편 회사의 경영을 위한 업무를 함께 담당하는 경우에는, 대표이사의 지휘ㆍ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그친다고 쉽게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도6537 판결).
대상판결은 이와 유사한 취지에서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되어 등기되고 해임되었으며, 이사로서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경영에 관한 사항의 결정에 관여하였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만 등기 임원이더라도 중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고, 대표이사의 지휘ㆍ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지급받았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부산지방법원 2024. 9. 27. 선고 2023나6610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