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개요
원고들은 종합 뉴스프로그램 제작사인 피고 회사의 디자인센터 등에서 그래픽 디자인 업무를 수행한 연봉직 또는 계약직 근로자들입니다. 원고들은 피고가 동일ㆍ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호봉직 근로자들과 다른 임금체계를 적용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임금 등을 차별적으로 지급하여 근로기준법 제6조(균등한 처우)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호봉직 근로자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과의 차액, 미지급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등의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제1심 판결의 요지
제1심 판결은 연봉직 근로자라는 지위는 원고들이 스스로 선택한 것일 뿐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강요한 것이 아닌 점, 연봉직 근로자의 채용공고에는 이들이 연봉직 사원으로 채용된다는 점이 명시되어 있고, 피고의 규칙에 따라 연봉직 근로자의 고용형태를 호봉직 근로자로 변경할 수도 있는 점, 연봉직 근로자라도 일정한 요건 및 채용절차를 거치기만 하면 호봉직 근로자로 신규채용 될 수 있는 점 등을 이유로 연봉직 또는 호봉직 근로자라는 지위 또는 고용형태가 ‘계속적ㆍ고정적인 지위’에 해당하지 않고,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도 아니라고 하여, 무기계약직이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기계약직도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지위에 해당하므로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가. 근로기준법 제6조에 따른 차별의 성립
1) 차별의 근거가 된 ‘사회적 신분’ 해당 여부 및 비교대상성 긍정
피고의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는 장기간 점하는 지위이자 상위 집단으로의 이동에 큰 제약을 받는 지위라고 할 수 있으며, 임금 등 경제적인 측면뿐 아니라 사회적 평가에서도 호봉직보다 낮은 평가를 받는 집단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말하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인 원고들은 원고들이 비교대상 근로자로 지목하는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과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였다.
2) 차별의 합리적 이유 부존재
호봉직과 연봉직의 업무 내용 및 범위, 권한, 책임 등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가 임금체계를 이원화하여 운영하며 발생한 임금 차이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고용형태를 이유로 임금을 적게 지급한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
나. 차별로 인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의 발생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하여 원고들을 임금에서 차별하였고, 이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그러한 차별이 없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적정한 임금과 실제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에 상당하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설령 원고들의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의 지위가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원고들의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지위는 사회적 신분 그 자체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에 준하는 지위임에는 분명하므로 원고들에 대한 임금 차별은 헌법 제11조제1항에 반하는 점 등의 이유로 피고가 원고들이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하는 동안 원고들에게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차등한 임금을 지급한 것은 헌법상 평등원칙에 반하는 차별에 해당한다.
4. 의의 및 시사점
대법원은 무기계약직 근로자로서의 고용상 지위가 공무원에 대한 관계에서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6다255941 전원합의체 판결). 다만 공무원에 대한 관계가 아닌 일반적인 경우에 무기계약직이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는 아직 대법원의 명시적인 판단이 없고, 하급심의 판단은 엇갈리고 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6. 2. 선고 2020가합589974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2. 18. 선고 2023나64678 판결 등).
대상판결은 사회적 신분이 반드시 영구적이거나 장기간 고정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당한 기간 계속될 수 있는 속성의 것이면 충분하며, 고용형태 역시 사회적 신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아 무기계약직이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무기계약직의 사회적 신분 해당 여부에 관하여 아직 대법원 판결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 향후 대법원의 판단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