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개요
이 사건은 건설업을 영위하는 회사에서 ‘사무ㆍ관리직 근로자’와 ‘현장에서 현업에 종사하는 일용직 근로자’ 간의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입니다. 사무ㆍ관리직 근로자 중심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되자, 현장 일용직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은 현저한 근로조건의 차이를 이유로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하였습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여 교섭단위 분리 결정을 내렸고, 이에 원고 회사가 불복하여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제1심 판결의 요지
제1심은 현장 일용직 근로자와 사무ㆍ관리직 근로자 사이에 임금 체계 및 구성 항목, 고용 형태, 인사 이동 및 직급 체계 등에서 현저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사무ㆍ관리직 위주의 교섭대표노동조합이 현장 근로자의 이해관계를 제대로 대변하기 어려워,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 오히려 비효율과 갈등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3. 대상판결의 요지
서울고등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제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현장 일용직 근로자와 사무ㆍ관리직 근로자는 담당 업무가 명확히 구분되고, 임금의 구성 항목 및 산정 방법도 상당히 다르다. 사무ㆍ관리직은 정년이 보장되는 반면, 현장 일용직은 공사현장별로 채용되어 해당 공사가 완료되면 근로계약이 원칙적으로 종료된다. 사무ㆍ관리직은 직급체계에 따른 승진과 직무 순환이 이루어지나, 현장 일용직은 직급체계 없이 수행 업무가 특정되어 인사교류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조합원 대부분이 사무ㆍ관리직 근로자로 구성되어 있어 현장 일용직 근로자의 이익을 대변하기 어렵다는 점은 교섭단위 분리 필요성을 긍정할 만한 사정이다. 두 근로자 집단은 단체교섭에서 이해관계를 달리할 가능성이 높고, 이들 사이의 근로조건을 통일적으로 형성할 필요도 크지 않으므로,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것이 교섭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사무ㆍ관리직으로 구성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교섭할 경우 현장 일용직 근로자의 이익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해 노동조합 간 반목과 갈등으로 교섭의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하여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 오히려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
4. 의의 및 시사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
노동조합법’)은 교섭단위 분리ㆍ통합의 기준을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고려하여 분리ㆍ통합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로 규정하고, 교섭단위 분리ㆍ통합을 위한 노동위원회의 결정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 노동조합법 시행령에는 교섭단위 분리ㆍ통합의 판단 기준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한편 노동조합법의 개정으로 노동조합법상 사용자 개념이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 확대됨에 따라, 교섭단위 분리 제도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노동조합법 시행령 개정안은 제14조의11 제3항을 신설하여 교섭단위 분리ㆍ통합의 결정기준을 구체화할 예정에 있습니다.
이와 같이 노동조합법상 사용자 개념 확대에 따른 교섭단위 분리 요구의 증가 및 개정 시행령을 통한 결정 기준의 구체화를 배경으로 관련 분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노동위원회와 법원의 판단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