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주주투표가 진행되면서 주주총회 시즌 초반부 동향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유럽 지속가능성 규제 및 글로벌 ESG 공시 노력에 대해서도 알려 드립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공공투자 및 접근권 보장에 대한 주주제안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주주 및 정책입안자들은 사회 문제와 관련하여 제약업계를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 J&J및 Pfizer에서 제출된 주주제안에 따르면, 기업들은 백신개발에 대한 공공투자가 백신 접근권 및 가격 결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고해야 함. 비록 해당 제안은 과반수 찬성표를 얻지 못했으나, 이사회에서 해당 사안을 논의 주제로 삼기에는 충분한 수의 지지를 얻었음.
- 이러한 주주제안을 제출한 단체는 2조 달러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기업책임에 관한 범종교 센터(Interfaith Center on Corporate Responsibility, ICCR)임. ICCR은 제약회사들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낮은 가격에 공평하게 전 세계적으로 분배하는 것을 최우선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함. ICCR의 메그 존스-몬테이로는 전 세계적으로 불공평한 백신 분배로 인해 경제회복이 위협받고, 기업은 그 지속가능성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법적, 재무적 리스크 및 평판 리스크를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함.
- 정부 또한 압박에 나섰음. 인도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2주 전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면제하자는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 WTO)의 제안을 지지했음. ICCR은 바이든 정부의 행보를 지지하였으나, 미국 의약산업 단체인 PhRMA는 이를 반대했음. 미국은 전체 인구의 두 배 분량의 백신 접종 물량을 확보했으나, 일부 국가들은 아직 백신을 확보하지 못했거나 자국 인구 중 극소수만 접종할 수 있는 분량만을 확보한 상황임.
지난 주 수요일, 주주들은 Phillips 66에 회사의 석유 및 가스 제품의 탄소발자국을 감안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할 것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통과시켰습니다. Phillips 66은 2012년 ConocoPhillips로부터 기업분할 되었던 기업으로, ConocoPhillips의 주주들은 지난 주 화요일 동일한 주주제안을 승인하였습니다. 기후변화 활동가들은 주주총회에서 화석연료 기업들에게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하여 압박해 왔는데, 최근 승리를 거두게 된 것입니다:
- 해당 조치는 기업들에게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설정할 때 회사 운영 및 에너지 제품 배출을 고려할 것을 요구함. 에너지 제품 배출은 ‘기타 간접배출(Scope 3)’ 항목에 해당하는데, 기타 간접배출이란 기업이 통제하는 곳에서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기업의 가치사슬 내에서 발생한 간접 온실가스 배출을 의미함. 해당 항목은 특히 화석연료 기업들에게 중대한 항목임.
- Phillips 66와 ConocoPhillips 양사 모두 해당 주주제안을 반대함. 해당 주주제안은 Follow This가 제안한 것임. Follow This는 네덜란드 기후변화 활동가 마크 반 발이 설립한 활동가 단체로, 미국 및 유럽 석유 및 가스 대기업들에게 기후변화 관련 압력을 가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함. 해당 단체가 제출한 이와 유사한 주주제안은 Chevron 및 Shell에서 계류중이며, BP와 Equinor에서는 통과하지 못했음.
- 행동주의 주주들은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서 미국의 거대 석유 대기업들과의 싸움에서 진척을 이뤄냈음. Exxon Mobil의 2017년 연례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기후변화 리스크 공시에 대한 주주제안을 통과시켰던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음. 이제 지속가능성 관련 활동가들은 Exxon을 타깃으로 삼아 이사직을 차지하기 위한 주총 투쟁(proxy battle)을 진행하고 있고, 미국 최대 공공 연금기금이 이를 지지하고 있음.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기업들에 직원 다양성 관련 자료를 더 상세하게 공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미국 대기업들은 주주들로부터 비재무지표 보고에 관한 강도 높은 요구를 받고 있습니다. 해당 사안에 대한 규제당국 및 주주들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기업들이 다양성 노력에 대해 더 많은 자료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다양성, 평등 및 포용 노력과 승진, 채용 및 직원 유지 관련 지표에 대한 연례보고 요구가 IBM 및 American Express에서 대다수의 지지를 받았음. IBM은 주주들에게 해당 조치를 지지하도록 권고하여 94%의 찬성표를 받았고, American Express은 경영진이 해당 의제를 반대하는 가운데 주주들로부터 60%의 찬성표를 받았음.
- 직군별 직원의 인종, 민족 및 성별 자료에 대한 공시 조치는 DuPont에서 경영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84%의 찬성표를 받았음. 해당 조치에 따르면 DuPont는 매년 미 정부에 EEO-1 보고서를 제출한 후 60일 내에 이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함.
지속가능성 기업보고에 대한 국제기준을 수립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증권 규제당국들을 포함하는 국제증권 감독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of Securities Commissions, IOSCO)의 한 패널은 자발적 공시는 충분치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감사필 기업보고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지지했습니다:
- IOSCO는 11월 1일 UN 기후변화 회의가 개최될 때까지 ESG 공시를 위한 관리이사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힘. IOSCO는 국제 ESG 보고 기준을 수립하고자 하는 IFRS 재단의 노력을 지지함.
- IOSCO는 지난 12월에 출판된, 5개 단체가 수립한 자발적 기업보고를 위한 지속가능성 기준에 대한 지침에 기반하여 정책 체계를 마련할 계획임. 해당 단체들은, 지속가능성 회계기준 위원회(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 글로벌리포팅이니셔티브(Global Reporting Initiative), 국제통합보고위원회(International Integrated Reporting Council), 기후정보공시표준화위원회(Climate Disclosure Standards Board) 및 CDP임.
- 미국은 곧 ESG 규칙을 수립할 것으로 보임. 지난 4월 취임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최근 청문회에서 올해 하반기에 상장기업들에게 기후변화 관련 정보를 공시하도록 하는 규칙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음. 게리 겐슬러 위원장이 확정되기 전까지 SEC 위원장 대행을 맡았던 SEC 위원 앨리슨 헤런 리(민주당 소속)는 지난 3월부터 기후변화 관련 보고에 대한 공공 의견 수렴을 시작했음.
투자리서치기업 Morningstar에서 EU 및 영국 정책리서치를 총괄하는 앤디 페티트는 유럽의 최근 ESG 동향에 대해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유럽에서 지속가능금융 공시규제(Sustainable Finance Disclosure Regulation, SFDR)이 시행되며, 이제 ESG 펀드는 의무적으로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해야 합니다. 또한 EU는 지속가능성의 국제 표준화를 목표로 삼고 분류 체계 및 기업 ESG 보고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 EU 규제의 추동력: 페디트에 따르면, EU 규제의 동기 부여 요소는 그린워싱(greenwashing)임. 또한 지속가능한 활동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거나, 공공 예산을 더 광범위한 환경 목표를 지지하는 사모펀드로 보충하고자 하는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함.
- 최근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가 제기하였듯 미국이 유럽 공시기준에 협업할 가능성: 앤디 페디트는 그러한 협업이 가능하기를 바란다며, “정말 중요한 점은, 국제적으로 협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질수록, 발행인, 투자회사,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투자자들의 정보 소비의 효율성이 증대된다는 점”이라고 밝힘. 앤디 페디트에 따르면, 비록 EU 지도자들은 EU 국가들이 ESG 보고에 관해 가장 선진적이라고 믿고 있기는 하지만, EU 지도자들은 다른 국가 정부들과 협업에 개방적인 것으로 보임.
- 주목해야 할 부분: EU가 지속가능성 계획을 추진함에 따라, 몇몇 국가들은 추가 규제를 도입함. 페티트에 따르면, 더 많은 국가들이 기후변화 관련 보고와 관련하여, 기후변화 정보공개 국제협의체(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의 정책을 도입하기 시작했음.
- 산업안전: 정육업, 소매업 및 병원업계를 포함한 기업 로비스트들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미 산업안전보건청(OSHA)의 산업안전에 대한 규칙 강화를 지연시키고자 하고 있음. ESG를 중시하는 주주들은 해당 업계의 기업들에게 근로자의 발병 및 사망 문제에 대해 압박해 왔으며, 추가적인 보호 및 실사를 요구하고 있음. 해당 규정은 지연되었으며, 노조와 의회는 사안의 긴급성을 강조하고 있음.
- 독점금지: 40명이 넘는 주 검사들이 의회 의원들에게, 독점금지 관련 집행을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함. 해당 예산 집행은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지연되고 있음. 검사들은 의원들에게, 현재 계류 중인 구글 및 페이스북과의 소송을 비롯한 기업들에 대한 독점금지 소송을 지속하기 위한 자원을 요구하고 나섰음. IT 기업들은 개인정보 관련 스캔들과 IT 플랫폼들의 온라인 컨텐츠 수정 방식에 대한 스캔들 등으로 인해 좌우 양 진영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