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유] 지평 || [노동] 근무시간 중 사적 활동의 법적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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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근무시간 중 사적 활동의 법적 쟁점

2025.06.26

<div style="text-align: justify;">1. 들어가며 
 
새 정부는 ‘포괄임금제 폐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포괄임금제가 금지될 경우 기업은 근로시간을 보다 정확하게 측정하고, 시간외근로수당 등 임금 산정의 기초자료를 세밀히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실근로시간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근무시간 중 사적 활동, 이른바 ‘딴 짓1)’이 근로시간에서 제외될 수 있는지 여부는 기업 인사담당자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쟁점입니다. 
 
근무시간 중 흡연을 위해 자리를 비우거나, 휴게공간에서 동료와 커피를 마시며 잡담을 나누는 시간, 혹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비업무적인 인터넷 서핑을 하는 시간 등은 과연 근로시간으로 볼 수 있을까요?  만약 딴 짓의 정도가 과하다면, 이 부분이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될 수 있을까요?  이하에서는 근무시간 중 사적 활동에 관한 법적 쟁점들을 살펴보겠습니다. 
 
 
2. 근로시간 관련 쟁점 
 
가. 근로시간의 범위 
 
근로기준법은 근로시간에 대하여 별도로 정의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과 ‘대기시간 등’을 구분하고 있고(제50조 제1항ㆍ제2항), ‘휴게시간’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ㆍ명령에서 완전히 해방되어 자유로이 이용하는 시간으로서(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20548 판결, 대법원 1993. 5. 27. 선고 92다24509 판결 등) 근로시간에서 제외되나,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ㆍ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에 포함된다(제50조 제3항)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위 조문상의 ‘근로시간’이 근로자가 실제로 근로한 시간인 실근로시간을 의미한다면서, 실근로시간을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ㆍ감독 아래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으로 정의하였습니다(대법원 1992. 10. 9. 선고 91다14406 판결,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3다60807 판결 등).  나아가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휴게시간이나 대기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ㆍ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93. 5. 27. 선고 92다24509 판결,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등). 
 
나. 대기시간과 휴게시간의 구분 
 
작업을 위하여 대기하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에 포함되나, 휴게시간은 근로시간에서 제외되므로 양자의 구별이 필요합니다.  대기시간은 반드시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면서 긴장하고 있는 시간에 한정되지 않으며, 통상적으로 사용자의 지시에 응할 수 있는 일정한 장소에서 근로 제공을 위한 준비상태를 갖추고 있으면 충분합니다.2)  반면, 휴게시간은 근로자가 현실적으로 업무에서 떠나 있고, 시간적ㆍ장소적으로 근로에서 벗어나는 것이 보장되어 근로자가 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상태라고 해석됩니다.3)  한 마디로, 대기시간과 휴게시간은 사용자의 실질적 지휘ㆍ감독 여부를 기준으로 구분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특정 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고,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ㆍ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등)”고 설시하였습니다. 
 
그 구체적인 판단 사례는 아래와 같습니다. 
 
<table cellpadding="8px" style="width:100%; text-align:center; border:1px solid #bbb; border-collapse:collapse;" width="100%">
	<tbody>
		<tr>
			<td style="border: 1px solid rgb(187, 187, 187); background-color: rgb(242, 242, 242);border-top: 2px solid #2F5597; ;padding-right: 12px; padding-left: 12px;" valign="middle">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본 사례</td>
			<td style="border: 1px solid rgb(187, 187, 187); background-color: rgb(242, 242, 242);border-top: 2px solid #2F5597; ;padding-right: 12px; padding-left: 12px;" valign="middle">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본 사례</td>
		</tr>
		<tr>
			<td style="border: 1px solid rgb(187, 187, 187); padding-right: 12px; padding-left: 12px; text-align: left;" valign="top" width="36.5%">
			<ol style="font-size: 16px;">
				<li>근로자가 출근하여 근무태세를 갖추고 있는 시간(대법원 1965. 2. 4. 선고 64누162 판결)</li>
				<li>격일제 형식으로 근무하는 아파트 경비원들의 심야 수면시간(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등)</li>
				<li>우편물 운송 차량 운전사들이 근무 중 수시로 휴식을 취한 시간(대법원 1993. 5. 27. 선고 92다24509 판결)</li>
				<li>생산직 근로자의 중간 휴게시간(2시간마다 10분 또는 15분; 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9다14110 등 판결)</li>
				<li>소방공무원의 야간대기 중 수면시간 및 식사시간(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3두5845 판결)</li>
			</ol>
			</td>
			<td style="border: 1px solid rgb(187, 187, 187); padding-right: 12px; padding-left: 12px; text-align: left;" valign="top" width="36.5%">
			<ol style="font-size: 16px;">
				<li>단체협약상 부여된 휴식 또는 취침시간 4시간(대법원 1992. 7. 28. 선고 92다14007 판결)</li>
				<li>경비원의 일과 후 또는 주말 근무 중 독립된 공간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던 휴게시간(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li>
				<li>버스 운전기사가 다음 운행 전까지 대기하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그 전부를 근로시간에 포함시킨 원심판결 파기(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3다28926 판결)</li>
			</ol>
			</td>
		</tr>
	</tbody>
</table>
 
 
다. 소결론 
 
결국, 실근로시간 해당 여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밖에 없습니다.  근무시간 중 딴 짓을 하는 시간 동안 현실적인 근로의 제공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해당 시간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ㆍ감독 하에 있는 시간, 즉 대기시간에 해당한다면 근로시간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판단됩니다. 
 
예컨대, 근로자가 개인적인 용무로 자리를 비우고 연락이 완전히 두절되었다면 사용자의 지휘ㆍ감독에서 벗어난 것이어서 근로시간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하급심 판결례를 참고하면 상급자에게 별도 보고 없이 자리를 이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지만 근로자들이 알아서 쉬었고 중간중간 자유롭게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기도 한 시간은 근로자들이 사용자의 지휘ㆍ명령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어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시간이 제공된 상태로 볼 수 없어 휴게시간이 아닌 근로시간으로 평가됩니다(대구지방법원 2017. 1. 18. 선고 2016노2883 판결). 
 
그러나 현실적으로 사용자가 개별 사안마다 이를 구체적으로 주장ㆍ증명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단, 상습적으로 딴 짓을 일삼는 근로자를 적법하게 징계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인데, 이와 관련하여 항을 바꾸어 살펴보겠습니다. 
 
 </div>
3. 징계 관련 쟁점

<div style="text-align: justify;"> 
일반적으로 사용자는 취업규칙 등에 따라 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상당한 폭의 재량이 인정되지만, 모든 딴 짓이 곧바로 정당한 징계사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근무시간 중 사적 활동을 이유로 징계를 하기 위해서는, 그 정도가 근로계약상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볼 만한 수준에 이르러야 합니다.  이는 구체적으로 행위의 경중과 반복성, 업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될 것입니다. 
 
가령, 업무 수행에 실질적인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스마트폰을 잠시 사용하는 등의 경미한 행위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대기시간처럼 사용자의 지시를 기다리며 상대적으로 자율성이 부여된 시간대에 대하여는 해당 행위가 곧바로 근무태만으로 간주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반복적ㆍ지속적 행위의 경우 징계가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다음은 관련 사례들입니다. 
 
가. 근무시간 중 수시로 스마트폰을 사용한 수습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사례(서울고등법원 2016. 4. 28. 선고 2015누65140 판결4))</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 
수습 중인 보안반장이 근무시간 중 수시로 스마트폰을 사용한 사례에 대해 회사가 본채용을 거부한 조치가 정당하다고 본 사례입니다.  경비업무의 특성상 근무시간 중 스마트폰을 수시로 사용하여서는 아니되는데, 해당 근로자는 근무시간 중 수시로 스마트폰을 사용하여 회사로부터 여러 차례 지적을 받았음에도 태도를 개선하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시용기간 만료 시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합니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등). 
 
나. 회사가 제공한 설비로 쇼핑, 뉴스, 친목 사이트에 상시 접속한 근로자에 대한 정직 처분이 정당하다고 본 사례(서울고등법원 2021. 11. 17. 선고 2020누67515 판결5)) 
 
근무시간 중의 개인적인 인터넷 사용 행위를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한 사례입니다.  법원은 근무시간 중 회사의 설비와 인터넷을 이용하여 업무내용과 무관한 쇼핑, 뉴스, 친목 목적의 사이트에 다수 접속한 IT 담당 이사에 대한 정직 1개월의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특히 해당 근로자의 인터넷 접속시간(Browse Time)이 1일 약 2시간으로 적지 않으며, 접속한 인터넷 사이트의 종류도 다양하여 100회 이상의 페이지뷰가 기록된 사이트만 252개에 이른다는 점을 종합할 때 이는 직무의 성실한 수행에 영향을 미칠 정도에 이른다고 하였습니다. 
 
다. 상습적으로 근무지를 이탈한 영업직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사례(서울고등법원 2024. 4. 25. 선고 2023누36635 판결6), 서울고등법원 2024. 11. 8. 선고 2023나2010106 판결7)) 
 
영업직 근로자는 사업장 밖에서 업무를 수행하기에 관리ㆍ감독의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서울고등법원 2023누36635 사건의 근로자는 근무시간 중 제대로 된 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채 하루 평균 5시간 이상을 대학교 도서관에 체류하고, 근무시간 중 포럼과 토론회 등 사적인 행사에 참석하였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3나2010106 사건의 근로자는 조사기간 중 당직일을 제외한 영업일 26일간 매일 평균 3시간 34분 동안 자택에 체류하였습니다.  법원은 이와 같이 근무시간 중 상습적으로 근무지를 이탈하여 사적 활동을 한 영업직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근무시간 중 사적 활동이 반복적ㆍ지속적이거나, 업무의 성실한 수행에 실질적인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에는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단발적이거나 경미한 수준의 사적 활동과 같이 실질적인 근무해태로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거나 징계 양정이 과다하다고 판단될 여지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인사담당자는 사적 활동의 빈도와 내용, 업무 영향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징계 여부와 징계 양정을 판단하여야 할 것입니다.

<div> 
 
4. 나가며 
 
근무시간 중 사적 활동이 어느 선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는 단순한 법률 해석만으로 정리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같은 행위라도 업무의 특성 및 조직문화 등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고, 법원 역시 이러한 맥락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근로시간 해당 여부나 징계의 정당성을 판단하고 있습니다.  위 논의를 종합할 때, 사용자의 지휘ㆍ감독 하에 있었다면 근로시간으로 인정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사적 활동의 빈도가 잦아 업무에 실질적 차질을 초래한다면 징계까지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인사담당자로서는 업무 중 사적 활동이 실제 어떠한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내부 점검 기준을 정비하고, 정도를 초과하는 반복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과 사전 경고 절차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회사 차원에서 실근로시간과 징계 판단에 관한 기준을 미리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애매한 경계에서 발생하는 사안을 사후적으로 처리하기보다는, 미리 기준을 정하고 이를 근로자들에게 공유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갈등을 줄이고 조직의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div>
</div>
 
  <img alt="" src="https://www.jipyong.com/uploads/editor/image/2023/10/20231023073504_line.png" />
 
1) 법적 용어는 아니지만 일상에서 자주 사용되는 직관적 표현으로 이해를 돕기 위하여 사용합니다. 
2) 노동법실무연구회(이정한ᆞ김진ᆞ고종완 작성부분), 「근로기준법 주해 Ⅲ」 제2판, 박영사, 176면. 
3) 노동법실무연구회(이정한ᆞ김진ᆞ고종완 작성부분), 「근로기준법 주해 Ⅲ」 제2판, 박영사, 176면. 
4) 상고하지 않아 확정되었습니다. 
5) 대법원 2022. 3. 31.자 2021두60694 심리불속행기각 판결로 확정되었습니다. 
6) 대법원 2024. 8. 14.자 2024두41632 심리불속행기각 판결로 확정되었습니다. 
7) 대법원 2025. 3. 13.자 2024다316537 심리불속행기각 판결로 확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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