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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동향
[중국] 중국「대외무역법」전면 개정: ‘능동적 경제 안보’ 체제로의 전환과 시사점
2026.01.05
중국의 대외 통상 활동을 규율하는 최상위 법률인 「대외무역법」이 1994년 제정 및 2004년 개정 이후 약 20년 만에 전면 개정되었습니다. 이번 개정은 2025년 12월 27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를 통과하였고, 2026년 3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1)
.
이번 개정은 단순한 조문 정비를 넘어, 중국 무역 법제의 패러다임을 기존의 ‘수동적 방어’에서 ‘능동적 경제 안보’ 체제로 근본적으로 전환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습니다. 미ㆍ중 기술 패권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블록화가 심화되는 급변하는 국제 무역 질서 속에서, 중국은 이번 개정을 통해 국가 안보와 발전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법적 수단을 대폭 보강하였습니다.
1. 개정 대외무역법의 핵심 내용과 쟁점
가. ‘상응 조치’ 조항 신설로 보복 권한의 법제화(제10조)
개정법은 “어느 국가가 중국에 차별적 금지ㆍ제한 조치를 취할 경우, 중국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
를 취할 수 있다”는 내용을 명문화하였습니다. 즉
무역분쟁 시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
가 상위법 수준에서 처음으로 직접 규정된 것입니다.
종전까지는 미국 등의 대중 제재에 대응하여 중국 상무부가 행정명령이나 별도의 제재법(예: 「반외국제재법」)에 따라 조치를 했으나, 이제는
대외무역법 제10조 자체가 광범위한 보복조치의 법적 근거로
작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컨대, 미국이 첨단 기술장비의 대중 수출을 통제할 경우, 중국은 이 조항에 근거해 미국 또는 협력국 기업의 중국 내
수출입을 전면 금지
하거나
투자자산을 동결
하는 등의 대응을 정당화할 수 있습니다. 법률에 근거한 조치인 만큼 대내외에 중국의 제재가
법치에 입각한 정당한 행위
임을 주장하기도 용이해졌습니다.
다만, “상응하는 조치”의 범위가 구체적이지 않아, 중국 당국의 재량이 넓어 보이며, 또한 국제법상 비례성 원칙을 넘어서는 고강도 대응 조치도 이 조항을 들어 정당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있습니다.
나. ‘국가 발전 이익’을 안보사유로 포함(제1조, 제18조)
가장 주목할 변화는 수출입 제한ㆍ금지 사유인 ‘국가안보’의 외연이 확장되었다는 점입니다. 개정법은 제1조(입법 목적)에 “국가의 주권, 안전, 발전 이익 수호”를 명시함으로써, ‘국가 발전 이익’을 수출 통제 및 금수 조치의 정당한 법적 근거로 격상시켰습니다.
즉, 종전에는 군사적 위협이나 전통적 안보 위협이 있어야 전략물자 등의 수출을 막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국가의 발전을 저해하는 중대한 이익 침해”도 수출입 제한의 사유
로 추가되었고, 중국이 자국 산업 경쟁력 보호를 이유로 수출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중국은 2023~2025년에 걸쳐 희토류, 흑연 등
첨단산업 필수 소재의 수출을 통제
하기 시작했고, 이는 향후
자국 산업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적 수출통제
가 “뉴노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국으로서는 이러한 조치로
공급망 차질
이 발생할 위험에 대비할 필요성이 높아졌습니다.
다. 수출통제 법제와의 연계 강화: 무역제한의 ‘뉴노멀’화
「수출관리법」, 「반외국제재법」, 「이중용도 물품 수출통제 조례」 등 최근 도입된 무역안보 법제들의 내용이 이번 개정을 통해 모법인 대외무역법에 상당 부분 흡수ㆍ반영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중용도 물품(민군 겸용 기술ㆍ제품)에 대한 상시적 통제 체계를 대외무역법이 포괄하게 되었고, 대외무역법이 이러한 하위 법령의 상위 법적 근거로 명시됨으로써 체계 정합성이 확보되었습니다. 동시에, 과거에는 수출통제 조치들이 특정 행정명령이나 별도 법률에 의해 예외적으로 시행되던 임시적 제도가, 이제는 대외무역법에 근거한 상시적 제도로 자리잡게 된 것입니다.
이는 첨단기술 및 핵심물자의 수출통제가 중국 무역의 “뉴노멀”임을 법적으로 선언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향후 중국의 수출입 제한 조치가 더 빈번히, 폭넓게 이루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며, 한국 등 교역 상대국도 이에 따른 상시적인 모니터링과 대응책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라. 무역조정지원(TAA) 제도 도입(제55조)
개정법은
무역조정지원(Trade Adjustment Assistance, TAA)
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이는 대외무역 마찰이나 제재로
피해를 입은 자국 기업을 정부가 지원
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제재로 수출길이 막혀 손실을 본 중국 기업에 대해 정부가 재정지원이나 세제혜택, 공급망 대체 지원 등을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법률에 근거한 지원이므로 국내외적으로 정당성이 확보되고, 기업들도 안심하고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구제 창구가 명문화된 것입니다. 이는 미ㆍ중 무역전쟁의 장기화에 대비하여 자국 기업의 버팀목을 강화하고, 무역충격에 대한 산업망ㆍ공급망 안정화를 도모하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한국의 무역조정지원제도와 유사하나, 중국의 경우
국가전략 차원의 산업 보호조치
로서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밖에도 개정법에는
디지털 무역 촉진, 녹색무역 촉진, 무역 강국 건설, 국제규범 연계 및 통상규범 제정 참여, 지재권 보호 강화
등 현대 통상환경에 부응하는 다양한 정책목표가 포함되었습니다. 특히 “대외무역은 국가 경제ㆍ사회 발전에 복무해야 하며, 무역강국 건설에 기여해야 한다”는 원칙이 명시되어,
무역이 단순한 시장활동이 아니라 국가전략을 구현하는 수단
임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2. 평가
개정 대외무역법은 미국이 추진해온 대(對)중 수출통제ㆍ투자 규제 등 이른바 ‘디리스킹(de-risking)’ 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법제화된 플랫폼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미국은 반도체ㆍAIㆍ양자 등 전략기술에 대한ㆍ대중 수출허가 강화, 미국 자본의 대중 투자 제한, 동맹국과의 공급망 재편을 통해 중국의 기술ㆍ산업 발전을 견제해 왔고, 최근 중국은 이에 맞서 희토류ㆍ핵심 광물의 수출 통제와 기업 제재 가능성을 점차 적극적으로 시사해 왔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미 고율 관세 유지ㆍ강화, 대중 투자 및 기술 통제 입법 추진, 국방ㆍ보건ㆍ데이터 안보를 명분으로 한 추가 규제 가능성을 시사해온 만큼, 미ㆍ중 간 상호 대응 조치가 구조화되는 ‘제도화된 경제안보 경쟁’이 심화될 것이 예상됩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한국 기업은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ㆍ제재를 준수해야 하는 의무와 동시에, 중국의 상응조치ㆍ발전 이익 논리에 따른 리스크에 노출되는 이중 컴플라이언스 딜레마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즉 미국ㆍ중국 양측의 규범과 요구가 충돌할 때, 어느 쪽 규범을 우선시하는지에 따라 상대국 시장에서 제재 또는 보복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전형적인 ‘법적 샌드위치’ 상황이 구조화되고 있습니다.
3. 한국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
이번 개정 대외무역법을 통한
대응 조치의 법제화
로 인해 향후 한중 통상마찰 시 중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의 강도와 범위가 커질 가능성
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이 미국의 대중 기술수출 통제에 동참하거나 중국의 안보이익을 저해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중국은 대외무역법 제10조에 따라
한국을 대상으로 한 수출금지, 수입제한, 관세 인상, 투자 제한 등의 보복조치
를 법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과거에 사실상 시행된 바 있던 비공식적 제재보다 한층
공식적이고 광범위한 제재
가 될 수 있어, 한국 정부와 기업은
리스크 대비
가 필요합니다.
다음으로,
‘발전 이익’ 안보조항
은 한국의 주력산업이
중국의 통제 표적
이 될 수 있는 우려를 낳습니다. 중국이 자국 산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한국의 반도체ㆍ이차전지 산업을 견제하려 할 경우, 핵심 원료인 희토류, 흑연, 리튬 등의
대(對)한국 공급을 축소하거나 차단하는 조치
를 취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은 2023년 말부터
흑연 및 고성능 배터리 소재의 수출 제한
을 발표하여 한국 배터리 업계에 충격을 준 바 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공급망의 전략적 활용
가능성이 상존하므로, 한국은 핵심 광물 및 소재의
수입선 다변화
와
비축 전략
등을 한층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개정 대외무역법에
무역구제 지원 및 지재권 보호
등이 포함된 것은 한국 기업에 긍정적 측면도 있습니다. 중국 내에서 한국 기업의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중국 당국의 단속 근거가 강화되고, 중국 정부의 무역조정지원 정책으로 중국 내 공급망이 안정된다면 한국 부품업체에도 일부
파급효과
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이번 법 개정이
중국의 무역 주권과 경제안보 논리를 제도적으로 강화
하고 대외 압박에
단호히 대응하려는 신호
로 해석되는 만큼, 한국 기업은 중국 시장 접근과 공급망 관리에 있어
정밀한 전략 수립과 법률 리스크 관리
가 요구됩니다. 특히 중국의 수출통제가 상시화된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중국발 규제 동향 모니터링, 대응 시나리오 마련, 대체 시장ㆍ대체 공급망ㆍ다국적 기업 구조 재편 등을 포괄
하는 등 다각도의 대비책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정 대외무역법은 중국의 통상정책과 경제안보 전략을 하나의 법적 프레임 안에서 통합한 ‘플랫폼 법률’로 기능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중국 시장ㆍ공급망 활용 전략을 전면적인 규제ㆍ제재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재설계해야 하는 분수령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무법인(유) 지평의 중국팀 및 글로벌 리스크 대응 센터
는 중국 관련 위기 상황 발생 시 해외 네트워크 활용을 포함한 현장 대응 지원이나 사후적인 분쟁 해결은 물론, 사전 예방을 위한 제재ㆍ수출 통제 규정 준수 실사 및 관리/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의 선제적 재구축 등 영역에서도 고객들에게 종합적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수출통제 준수 컨설팅과 인허가 신청 대행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므로,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1)
해당 내용의 원문은 다음을 참고:
https://www.gov.cn/yaowen/liebiao/202512/content_7052903.htm
https://www.mofcom.gov.cn/zwgk/zcfb/art/2025/art_03fbae1ec4bd48459099930e803bce5e.html
본 뉴스레터에 수록된 내용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저희 법인의 공식적인 견해나 구체적 사안에 관한 법률의견이 아님을 밝힙니다. 본 자료에 포함된 정보는 예고 없이 변경될 수 있으며, 본 내용에 근거하여 어떠한 조치를 취하시기에 앞서 법무법인(유) 지평의 변호사 및 전문가와 상담하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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