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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건설 · 부동산] 다가구 · 다세대주택 임대차 중개에서 공인중개사의 확인 · 설명의무 범위 확대
2026.01.23
지난해 말 대법원은 공인중개사의 확인ㆍ설명의무 범위를 문제 삼은 두 건의 사건에 대하여 연이어 파기환송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이번 판결들은 임대차 중개 과정에서 공인중개사가 부담하는 확인ㆍ설명의무에 관하여 보다 엄격하고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먼저 대법원 2025. 12. 4. 선고 2024다283668 판결은 다가구주택 임대차계약 중개 과정에서 공인중개사의 설명의무 범위가 문제된 사안입니다.
임차인인 원고는 2020년 4월 공인중개사의 중개로 총 8개 호실로 이루어진 다가구주택 중 1개 호실을 보증금 1억 1,000만 원에 임차하였습니다. 그러나 해당 주택에는 이미 채권최고액 7억 1,5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고, 다른 호실들에 대한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채권도 상당한 규모로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임대차계약 당시 교부된 중개대상물 확인ㆍ설명서에는 ‘임대인의 자료 제출 불응으로 선순위 임대차가 다수 존재함을 구두로 설명함’이라는 기재만 있을 뿐, 구체적인 선순위 보증금 규모나 위험성에 대한 설명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후 경매절차가 개시되면서 원고는 임대차보증금을 전혀 회수하지 못하였습니다.
원심은 공인중개사에게 과실이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습니다. 대법원은 임대인이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경우라도, 다가구주택의 전체 규모, 세대 수, 인근 유사 부동산의 임대차보증금 시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의 대략적인 규모는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특히 대법원은 선순위 임대차보증금의 존재 및 범위가 임차인의 보증금 회수 가능성과 직결되는 핵심 사항임을 강조하며, 공인중개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에 따라 이를 조사ㆍ확인하고 임차의뢰인에게 성실히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다음으로 대법원 2025. 12. 4. 선고 2024다305087 판결은 다세대주택 임대차 중개와 관련된 사건입니다. 이 사건에서 임대인은 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로 구성된 집합건물을 신축한 뒤, 집합건물 내 23개 구분건물을 공동담보로 하여 금융기관에 채권최고액 18억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였습니다. 이후 임차인인 원고들은 그중 2개 세대를 임차하였습니다. 당시 공인중개사는 중개대상물 확인ㆍ설명서에 해당 건물을 ‘단독주택’으로 표시하고 근저당권 설정 사실만을 기재하였을 뿐, 동일 건물 내 다른 세대의 권리관계나 임대차 현황에 대해서는 별도의 확인이나 설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공동근저당권이 설정된 23개 구분건물 전부에 대해 경매가 개시되었고, 배당금액 약 19억 7,600만 원 중 상당 부분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권을 가진 임차인들과 공동근저당권자에게 우선 배당되면서, 원고들은 보증금을 전혀 회수하지 못하거나 일부만 배당받는 데 그쳤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공인중개사의 확인ㆍ설명의무 위반을 이유로 공제금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다세대주택의 특정 호실 임대차를 중개하는 경우 공인중개사가 해당 호실뿐만 아니라 공동저당권이 설정된 다른 세대의 권리관계까지 확인ㆍ설명해야 하는지 여부였습니다. 항소심은 다세대주택의 경우 다른 세대의 임대차 현황까지 확인ㆍ고지할 의무는 없다고 보아 공인중개사의 책임을 부정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세대주택 임대차계약을 중개하는 경우에도 공동저당권이 설정된 다른 세대의 권리관계는 임차인이 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으므로, 공인중개사는 이에 관한 정보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동일인이 여러 세대를 소유하고 공동저당권이 설정된 경우, 다른 세대에 임차인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며, 해당 임차인의 존부와 임대차보증금, 임대차 기간 등에 관한 사항까지 확인ㆍ설명해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들은 공인중개사가 형식적인 서류 확인에 그쳐서는 부족하고, 단순히 “임대인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확인ㆍ설명의무 위반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즉, 공인중개사는 임대인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더라도, 주변 시세와 건물 규모 등을 토대로 선순위 보증금의 규모를 합리적으로 추정하여 그로 인한 실질적인 위험성을 임차인에게 고지하고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다세대주택의 경우 해당 세대 뿐만 아니라, 공동저당권 설정 시 동일 건물 내 다른 세대의 권리관계까지 확인하여 실질적인 위험성을 설명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밝힌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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