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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집행선고부 판결이 상급심에서 취소될 때, 가지급금의 반환범위에 대하여

- 서울고등법원 2010. 2. 16. 선고 2009나101628 판결


1. 들어가며

금원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이 선고되면, 피고는 연 20%라는 지연이자 부담 때문에 패소 금액을 가지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상급심에서 가집행선고부 판결이 취소 또는 변경되었을 때입니다.

민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은 "본안판결을 바꾸는 경우에는 법원은 피고의 신청에 따라 그 판결에서 가집행의 선고에 따라 지급한 물건을 돌려줄 것과 가집행으로 말미암은 손해 또는 그 면제를 받기 위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것을 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원심 판결 선고 후 가지급금을 받은 당사자가 원심 판결을 취소 또는 변경하는 상급심 판결 선고 후 가지급받은 원금을 돌려주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20% 지연이자 부담을 피하기 위하여 임의로 가지급금을 지급한 자에게도 위 민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에 따라 그가 입은 손해를 전부 배상하여야 한다면, 자기 의사에 상관없이 이를 수령한 당사자로서는 억울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특히 가지급금을 수령한 날부터 상급심 판결 선고일까지의 기간 동안 발생하는 이자 역시 민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에 따른 '가집행으로 말미암은 손해'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하여, 지금까지는 명확한 선례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피고가 20%의 지연이자를 피하기 위하여 임의로 가지급금을 지급하였고 가집행선고부 판결이 상급심에서 바뀌었다면 민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이 적용되어서는 안 되고, 부당이득반환의 법리에 따라 상급심 판결선고일부터 지급일까지 연 5%의 지연이자를 가산하여 반환하여야 한다"는 고등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2. 사실관계의 개요

이 사건의 기초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원고가 피고에게 금전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2심에서 승소함.

2) 피고가 2심 법원의 가집행선고부판결에 기하여 패소금액을 원고에게 임의로 가지급(이하 위 금액을 '이 사건 가지급금'이라 합니다)함.

3) 원고는 이 사건 가지급금을 수령하기 전 피고에게 "원고는 피고에게 가지급금의 지급을 요청한 적도 없고, 가집행선고부 판결에 기하여 강제집행을 실행하려는 의사도 없다"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보냄.

4) 원고가 승소한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됨.

5)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가지급금에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이 선고된 날부터 연 5%의 지연이자를 가산하여 반환함..

6) 그러자 피고는 민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을 근거로 원고에게 위 가지급금을 수령한 날부터 지연이자를 가산하여 반환할 의무가 있다면서 가지급물반환신청을 제기함.


3. 당사자들의 주장


가. 피고의 주장

피고는 민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을 근거로, 원고는 피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따라서 이 사건 가지급금의 지급일부터 가지급물반환신청서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나. 원고의 주장

이에 대하여 원고는

1) 이 사건 가지급금은 원고가 가집행에 개시하거나 개시하려는 기세를 보여 지급된 것이 아니라, 피고가 연 20%의 지연이자 부담을 면하기 위하여 임의로 지급한 것이므로 피고가 구하고 있는 이자 상당의 손해는 민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에 따른 "가집행으로 말미암은 손해"로 볼 수 없으며,

2) 원고는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는 가지급금을 받아 보유할 정당한 권한이 있다고 믿었던 선의의 수익자였고, 위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었을 때 비로소 가지급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음을 알게 되었으므로, 민법상 부당이득반환법리에 따라 위 대법원 판결 선고일로부터 비로소 연 5%의 이자를 붙여 반환할 의무를 부담할 따름이다.

라고 주장하였습니다. .


4.
대상판결의 요지

"이 사건 가지급금은 환송 전 당심 판결에 기하여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 중에 피고가 그 집행 때문에 부득이 지급하였거나 원고가 가집행선고를 이용하여 강제집행을 할 기세를 보인 까닭에 피고가 그 집행을 모면하기 위하여 부득이 지급함으로써 발생한 손해가 아니므로 환송 전 당심 판결이 상고심 판결에 의하여 파기되었다고 하여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하게 되었다고 할 수는 없고, 다만 피고는 환송전 당심 판결에 기하여 원고에 이 사건 가지급금을 지급하였던 것인데 위 판결이 상고심 판결에 의하여 파기되어 원인 무효가 되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채무를 부담하게 되었다고 할 것이며, 그 반환채무의 범위는 이 사건 가지급금과 이에 대하여 상고심 판결이 선고됨으로써 원고가 이 사건 가지급금의 수령이 법률상 원인 없음을 알게 되어 악의의 수익자가 된 상고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반환일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비율에 의한 이익이라고 할 것인데, 원고가 피고에 이를 모두 반환하였으므로 피고의 가지급금반환신청은 이유없다"


5. 사실관계의 요지

이 사건의 기초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원고가 피고에게 금 약 3억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함.
② 원고는 1심에서 패소하였으나, 2심에서 승소함.
③ 피고가 2심의 가집행선고부판결에 기하여 원고에게 패소금액을 임의로 가지급함.
④ 원고는 이 사건 가지급금을 수령하기 전 피고에게 "원고는 피고에게 가지급금의 지급을 요청한 적도 없고, 가집행선고부 판결에 기하여 강제집행을 실행하려는 의사도 없다"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보냄.
⑤ 원고 승소의 2심 판결이 대법원에 의하여 파기되고 고등법원으로 환송됨.
⑥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가지급금에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이 선고된 날부터 연 5%의 지연이자를 가산하여 반환함.
⑦ 그러자 피고는 민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을 근거로 원고는 위 가지급금을 수령한 날부터 지연이자를 가산하여 반환할 의무가 있다면서 가지급물반환신청을 제기함.


6.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가.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민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을 근거로, 원고는 피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따라서 이 사건 가지급금의 지급일부터 가지급물반환신청서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나.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 주장의 부당성을 다음과 같이 다투었습니다.

첫째,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가지급금을 청구한 적도 없고 가집행을 할 듯한 태도를 보이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20% 지연이자 부담을 덜기 위하여 임의로 이 사건 가지급금을 지급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가지급금은 민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의 "가집행의 선고에 따라 지급한 물건"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피고가 구하고 있는 이자 상당의 손해 또한 "가집행으로 말미암은 손해"가 아니다.

둘째, 원고는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는 가지급금을 받아 보유할 정당한 권한이 있다고 믿었던 선의의 수익자였고, 위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었을 때 비로소 악의의 수익자가 되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는 위 대법원 판결 선고일로부터 비로소 연 5%의 이자를 붙여 반환할 의무를 부담할 따름이다.


7
.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 판결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피고가 연 20% 지연이자를 부담하지 않기 위하여 임의로 가지급금을 지급한 경우는 "가집행으로 말미암은 손해"가 아니므로 민법 제215조 제2항이 적용될 수 없고, 부당이득반환의 법리에 따라 원고가 악의가 된 때부터 이자를 붙여서 반환하면 되는데 악의가 된 때는 바로 가집행선고부 판결이 취소되거나 변경된 때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위 판결은 다음과 같은 의의를 갖습니다.

첫째, 그동안 피고가 임의로 가지급금을 지급한 경우 이를 반환하는 법적 논리가 불분명했습니다. 위 판결은 이러한 사안에는 민법 제215조 제2항이 적용될 수 없고, 부당이득반환청구의 법리가 적용된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둘째, 부당이득반환의 법리에 따르면 원고는 악의가 된 때로부터 지연이자를 가산하여 반환할 의무를 부담합니다.(각주1) 대상판결은 악의가 되는 순간을 바로 "가집행선고부 판결이 취소 또는 변경"되는 때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고는 가지급금을 수령한 날부터가 아닌 종전 가집행선고부 판결을 취소 또는 변경하는 상급심 판결이 선고된 때부터 지연이자를 가산하여 지급하면 됩니다.

대상판결은 고등법원 판결이므로, 가지급금 반환범위에 대한 법원의 입장이 명확해졌다고 확언하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민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의 논리적인 해석에 비추어 임의지급된 가지급금은 위 조항 소정의 가지급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재판부의 입장은 충분히 수긍할 만합니다. 대상판결이 상고심에서 계류 중임에도 불구하고, 원ㆍ피고 모두 가지급금에 대하여는 더 이상 다투지 않고 있다는 점 또한 가지급금에 대한 재판부의 논리가 합리적이었다는 것을 뒷받침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이 사건과 유사한 사례가 발생한다면 다음과 같은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가지급금 수령자 즉 원고의 입장이 되었을 때입니다. 이때는 가지급금이 원고의 의사에 관계없이 임의로 지급된 것임을 과연 어떻게 입증할 것인지가 문제 될 것입니다. 대상판결이 선고된 이상 피고가 가지급금을 임의로 지급하였다는 사실을 쉽게 인정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위 사건에서는 이러한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피고가 지급의사를 밝혔을 때 "원고는 가집행할 의사가 없고 가지급금을 청구한 적도 없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보냈습니다. 유사한 쟁점이 다투어질 때에도 원고는 바로 이러한 공문을 통해 가지급금 수령이 원고의 뜻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비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가지급금 지급자 즉 피고의 입장이 되었을 때입니다. 가집행선고부 판결을 받은 피고로서야 일단 20%의 지연이자 부담을 피하는 게 급선무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경우에도 상급심에서 판결이 바뀐다면 지급일로부터 판결선고일까지 이자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할 것입니다.


[각주]

1) 민법 제748조 ① 선의의 수익자는 그 받은 이익이 현존한 한도에서 전조의 책임이 있다. ② 악의의 수익자는 그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하고 손해가 있으면 이를 배상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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