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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요 변호사
dykim@js-horizon.com


 



2012년으로 만료되는 교토 의정서 체제를 대체하고자, 새로운 국제적 체제를 구상하기 위해 2009년 12월에 개최되었던 코펜하겐 회의는, 사실상 의미 있는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막을 내렸습니다.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40% 이상을 점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구속력 있는 감축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오바마 정부 들어 기후변화관련 법안(하원이 제출한 Waxman-Markey bill은 상원에서 Kerry-Boxer bill, 가칭 "청정에너지 관련 일자리 창출 및 미국 전력법(The Clean Energy Jobs and American Power Act)"으로 수정되었습니다)의 통과를 야심차게 추진하였으나, 그의 정치적 입지의 약화 및 상원의원들의 부정적 태도에 힘입어, 그 통과가 요원한 상황에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정치적 합의가 단기간 내에 도출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민간의 영역에서는 기후변화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코펜하겐 회의를 앞두고 발생한 기후변화 과학자들의 이메일 유출사건으로, 기후변화와 관련된 정보수집과 과학적 연구에 관한 투명성과 절차적 정당성에 대하여 의문이 제기된 바 있으나, 여전히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20세기 이후 급격한 생태계 변화 현상을 설명할 만한 다른 이론적 틀이 없다고 판단하면서 기후변화이론을 지지하며 이에 관한 과학적 데이터의 집적과 해석, 각 주체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이고 있습니다. 민간 기업들 역시 기후변화에 관한 규제제도의 변화에 촉각을 세우는 것은 물론이고, 기후변화가 가져올 수 있는 지역적 변형으로 인한 자산의 손실, 생산망 및 유통망의 변화, 소비패턴 및 에너지 패턴의 변화, 기술적 적응 및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 등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사업계획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환경소송이 활성화된 미국에서는, 탄소집약적 산업인 발전소 및 화석연료의 생산 및 가공 등의 산업들이 직면하게 될 제소위험 역시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피해를 본 주민들이, 원유생산 및 정유기업 등을 상대로, 과도한 온실가스 배출로 인하여 허리케인이 치명적인 양상을 띠게 되었다는 과학적 분석에 근거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였고, 이미 이와 관련되거나 유사한 여러 건들이 이미 미국의 법원에 계류 중이거나 판단을 받은 바 있습니다. 가장 귀추가 주목되는 판결은 Comer v. Murphy Oil USA 사건인데, 1심에서는 사법부에서는 판단할 수 없는 정치적 사유라는 이유로 원고적격(standing)이 부정되었습니다. 2심 (5th circuit)에서는 불법행위 등과 관련된 일부 소송 사유에 근거한 원고적격(standing)이 있다고 심리를 지속하였는데, 일부 판사가 본 사건을 회피하여 판결에 필요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함으로써, 동 사건은 현재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소송 등의 결과에 따라 장래에 기후변화 관련 소송이 크게 증가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온실가스의 특성상 그 부정적 영향이 국지적으로 머물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파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제적 민사소송이 제기되어 심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선진국을 주요 시장으로 하는 다국적 기업들은, 위와 같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뿐만이 아니라, 소비자에 대한 이미지 제고 및 시장 점유율의 유지 측면에서도 비영리시민단체들에서 요구하는 환경정보의 공개에 적극 참여하여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비영리단체가 2003년부터 시작한 Carbon Disclosure Project는 2010년 현재 국제적인 대기업 4700여개를 대상으로 질문지를 보내어 자발적으로 기후변화와 관련된 위험과 대비책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는데, 많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이러한 참여에 힘입어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된 많은 정보들이 집적되어 왔습니다. 우리나라도 삼성, LG, 현대, GS, SK 등 대기업들과 신한지주,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 다수의 투자자그룹이 이 프로젝트에 호응하여 관련 정보를 제출하여 왔습니다.

이러한 민간 기업 및 비영리단체들의 노력으로 기후변화와 관련된 정보가 집적되자, 투자자들이 이러한 자발적 정보공개 시스템을 정부의 기업공시시스템으로 편입시켜 투자결정에 필요한 정보체계를 시스템화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2007년 투자자그룹인 Ceres는 미국의 기관투자자들, 자산운용사 및 주정부 기관들과 연합하여, 미국의 연방증권 감독기관인 증권거래위원회(The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이하 "SEC")에, 상장기업들이 기후변화와 관련된 위험을 공시하도록 하는 공식 지도지침(formal Guidance)을 발표할 것을 청원하였습니다. 이에 SEC는 올해 1월 27일 공시규정 Regulation S-K의 공시기준으로 "중대성(materiality)"요건을 확립하여 왔던 판례법과 규정들에 대한 행정해석의 일부로서, 기후변화 공시에 관한 해석지침(Interpretive Release on Climate Change Disclosure)을 공표하였습니다.

이 해석지침에서는 공시규정 Regulation S-K의 4가지 항목이 기후변화 공시와 관련하여 고려되어야 하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Item 101은 경영활동 전반에 세부사항에 관한 공시항목으로서, 전통적으로 환경보호에 관한 규제가 자금지출, 수익, 경쟁력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 이를 공시하도록 하고 있었고, 경영진이 간과할 수 없는 장래의 우발적 영향에 대하여도 공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기후변화의 측면에서는, 국제적 조약의 체결 또는 국내 입법의 전개과정 및 다양한 규제환경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여 그에 따른 기술적, 재정적 효과를 분석함으로써, 그 영향이 중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이를 공시하여야 합니다.

두 번째, Item 103은 중대한 소송 및 행정쟁송에 관한 항목인데,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최근 기후변화에 대한 소송의 양상이 다양화되고 증가함에 따라, 각 기업들이 이에 대한 판결례나 심결례를 분석하고 그 영향이 중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공시해야 함을 위 해석지침은 명시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Item 303 경영심의 및 분석(MD&A) 항목에서는 기업의 유동성, 자금흐름, 순매출 및 이익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는 산업동향이나 불확정적 사유들을 공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항목은 현재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급변하고 다양화되는 규제환경의 측면에서 매우 복잡한 문제들을 가져올 수 있고, 경영진들에게 기후변화와 관련된 현재 · 장래의 규제동향 및 시장의 동향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판단할 것을 요구할 것입니다.

특히, (i) 경영진들은 불확정적 사유가 현실화될 수 있는지 합리적으로 결정하여야 하고, 그 현실화가 불가능하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경우에는 현실화 될 것이라고 인식하여야 하며, (ii) 이 경우, 그러한 사유가 회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합리적으로 판단되지 않는 한 이를 공시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전통적으로 해석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전통적 해석에 따르면, 이 항목은 기후변화에 대한 경영진의 광범위한 판단의무와 공시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 포괄적 근거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Item 503 위험요소 항목은 기존에 투자판단에 위험요소로 고려될 수 있는 사항을 공시하도록 하였는데, 이와 관련하여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등으로 초래될 자산에 대한 물리적 위험 및 기타 사업과 관련된 기후변화 위험요소를 공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시지침은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된 산업군에 소속되어 있는 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상장기업 전반에 대하여 적용됩니다. 기업들은 이사의 공시의무 위반에 따른 책임 등을 피하기 위해서, 각자 또는 산업별로 기후변화의 영향과 관련된 분석에 더 많은 재원과 관심을 기울이게 될 유인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또한 민간기업들의 투자와 참여로 기후변화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의 집적 및 연구가 촉진될 수 있고, 기존의 업무 영역의 다각화, 탄소저감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로 인한 상쇄효과를 추구하는 등, 경영 정책에 기후변화요소를 고려하는 기업도 늘어나게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아울러, 기후변화에 대한 정보들이 더 집적되면, 회계기준에서 우발부채와 관련된 주석 기준의 변화 등 여타 규제에 대한 파급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재 우리나라 정부는 녹색성장을 기치로 하여 녹색성장기본법 등 산업 일반에 기후변화 요소를 고려하기 위한 기틀을 만드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정책이 민간투자촉진 및 기후변화 요소의 경영고려의 측면에서 얼마나 그 힘을 발휘하고 있는지는 의문이 없지 않습니다. 현재 기후변화와 관련된 규제는 그 규제대상의 분산성 때문에, 과거의 환경규제와는 달리 top-down 방식의 규제로 효율을 높이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국제기구, 정부, 민간기업, NGO 등이 다층적으로 관계를 설정하고, 시장 및 시민사회의 주도와 자발적 행위에 따라 기후 변화에 대한 새로운 행위규범을 형성해 나가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우리의 기업과 정부 및 시민사회도 이러한 동향 및 세계적 추세를 예의주시하여, 기후변화에 대한 자발적 분석과 참여를 촉진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구축하기 위하여 더욱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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