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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목! 이 판례

□융통어음 할인과 신용보증책임

- 대상판결: 대법원 2008년 5월 23일 선고 2006다 36981 전원합의체 판결
- 사건명: 구상금 등


1. ‘할인어음’과 융통어음

금융기관의 여신과목(대출과목) 중에는 ‘할인어음’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할인어음이란 ‘제3자가 발행한 약속어음 또는 제3자가 인수한 환어음을 소지인(할인의뢰인)이 만기 전에 현금화하기 위하여 금융기관 등에 어음을 배서양도하고, 어음금액에서 양도일 이후 만기일까지의 이자 그밖의 수수료(할인료)를 차감한 금액을 수령하는 여신거래’를 말합니다. (주1)

여신거래에서 할인 대상 어음에는 제한이 없으므로 융통어음도 할인의 대상이 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은행이 할인취득한 어음을 한국은행으로부터 재할인 받으려면, 그 어음은 ‘금융기관이 사업자등록증을 교부받은 기업의 영업활동에 관한 대출로 취득한 어음’, 즉 ‘상업어음’이어야 합니다(한국은행의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규정 제6조 참조). (주2)

이와 같이 한국은행이 재할인 매입의 대상을 상업어음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내규를 통해 할인 대상 어음을 ‘상업어음’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어음을 할인할 때 일반적으로 시중은행은 ‘그 어음이 상업어음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업자등록증’과 ‘세금계산서’를 징구합니다. (주3)


2. 융통어음을 할인한 경우 보증인의 책임에 관한 기존 판례의 입장

(1) 문제점

은행이 어음을 할인 취득한 후에 그 어음이 융통어음인 것으로 판명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때 할인어음 거래에 대해 보증을 한 보증인이 ‘상업어음이 아닌 융통어음의 할인’이라는 이유로 보증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지가 문제됩니다.

(2) 별도의 특약 등이 없는 경우

대법원은 ‘어음할인 거래에 있어서 보증인의 금융기관에 대한 보증책임의 범위가 상업어음의 할인거래로 인한 주채무자의 채무에 한정되는지 여부’에 관해 일관되게 “일반적으로 어음할인 거래는 타인이 발행한 상업어음을 할인취득자에게 배서 양도하는 방법에 의하는 것이 통상적이라 할 수 있으나, 어음할인 거래에 관한 기본 약정서인 여신한도거래약정서에 거래방법을 제한하는 규정이나 보증인의 보증범위가 주채무자의 상업어음의 거래로 인한 채무만으로 한정된다는 규정이 없고, 또 이와 같은 내용의 특약을 별도로 한 바도 없다면, 금융기관의 내부규정할인어음취급요령에서 융통어음의 할인을 금지하고 있다 하더라도, 주채무자와 금융기관이 융통어음임을 알면서 서로 공모하여 어음거래를 하였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증인이 금융기관에 대하여 부담하는 보증책임의 범위가 제3자가 발행한 상업어음의 할인거래로 인한 주채무자의 채무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0. 6. 23. 선고 99다 57720 판결 등). 즉 별도의 특약 등이 없는 경우 보증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융통어음 할인 부분의 대출에 대해서도 보증책임을 부담합니다.

(3) 별도의 특약이 있는 경우(신용보증기금의 경우)

그런데 기술신용보증기금 등 신용보증기금은 기업의 할인어음 대출에 관해 신용보증을 하는 경우 통상적으로 ‘신용보증서’ 중 신용보증의 대상이 되는 ‘대출과목’에 ‘할인어음’이라고 기재한 후 “본 보증서는 사업자등록증을 교부받은 업체 간에 당해 업체의 사업목적에 부합되고 경상적 영업활동으로 이루어지는 재화 및 용역거래에 수반하여 발행된 상업어음(세금계산서가 첨부된)(주4)의 할인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는 내용의 특약사항을 기재해 왔습니다.

이러한 ‘특약의 해석’에 관해 지금까지 대법원은 “이러한 특약은 그 문언상 보증책임을 부담하는 주채무의 내용을 한정하는 취지로 되어 있고, 달리 대출 금융기관이 보증채무의 성립 후에 취하여야 할 조치나 의무에 관한 것은 아니며, 대출 금융기관의 입장에서 이러한 특약을 준수하기 위하여 상업어음인지를 확인할 필요성은 주채무인 대출채무의 성립 단계에서 요구되는 것일 뿐이지 그 성립 후에 어떠한 조치나 의무의 이행이 필요한 것은 아니므로, 이 특약은 대출 금융기관이 신용보증에 기하여 어음할인 대출을 한 어음이 상업어음이 아니라면 그 대출채무는 신용보증의 대상이 아니고, 따라서 그 대출채무에 관하여는 신용보증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해 왔습니다(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3다 38108 판결 등).

이에 따라 위와 같은 특약이 있는 경우 ‘보증책임의 유무’에 관해 대법원은 “어음할인 대출을 한 어음이 상업어음이 아닌 이상 신용보증기금은 위 특약에 기하여 보증책임을 부담하지 않게 되는 것이고, 대출 금융기관이 신용보증에 기하여 어음할인 대출을 할 당시 어음이 상업어음인지 여부에 관한 조사에 있어서 주의의무 위반이 없었다거나 채무자가 이미 신용보증약관 소정의 신용보증사고를 일으켜 신용보증기금이 신용보증을 거절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용보증을 하였다고 하여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책임을 부담하게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함으로써 융통어음 할인의 경우 신용보증기금의 특약에 기해 그 보증책임을 부정해 왔습니다(위 판결 등 참조).


3. 대상판결의 내용

그런데 대상판결에서 대법원은 “신용보증서에 기재된 대출과목과 특약사항의 내용, 신용보증기금의 설립 취지, 신용보증이 이루어지는 동기와 경위, 신용보증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신용보증에 의하여 인수되는 위험 및 상업어음할인대출 절차의 엄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하면서 “이 사건 신용보증서의 상업어음할인 특약에 의해 신용보증을 한 당사자의 의사는, 금융기관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정상적인 업무처리절차에 의해 상업어음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상업어음할인의 방식으로 실시한 대출에 대하여 신용보증책임을 진다는 취지로 해석함이 합리적이라 하겠고, 따라서 금융기관이 상업어음으로서 할인한 어음이 사후에 상업어음이 아님이 드러났다 하여도 그 할인에 의한 대출과정에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면 그에 대하여는 신용보증기금이 신용보증책임을 부담한다는 취지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4. 대상판결의 의의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신용보증계약 상 별도의 특약이 있는 경우 그 특약의 해석 및 신용보증기금의 책임’에 관한 기존의 입장을 변경하여, ‘어음할인 당시 금융기관의 선관주의의무 이행 여부’에 따라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책임 유무가 달라진다고 판시한 것입니다.

즉 금융기관이 상업어음으로 할인한 어음이 후에 융통어음인 것으로 판명된 경우에도, 기존의 판례에 의하면 신용보증기금은 ‘대출(할인)과정에서 금융기관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신용보증서 상의 특약에 기해 신용보증책임을 면해 왔습니다.

그러나 대상판결에 의하면 앞으로 ‘대출(할인)과정 상 금융기관의 선관주의의무 이행 여부’에 의해 신용보증기금의 책임 유무가 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향후 금융기관이 할인어음 대출을 취급한 후 신용보증기금에 대해 신용보증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어음을 할인할 때 ‘선관주의의무’를 다하여 ‘상업어음인지 여부’를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할인어음 대출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으로서는 ‘세금계산서 징구 및 조사’를 실질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5. 다운로드: 대법원 2008년 5월 23일 선고 2006다36981 구상금 등 전원합의체 판결



(각주)
(1) 한상문, 여신실무법률(상)-거래편, 121쪽, 한국금융연수원(2007)
(2) 위 책, 126-128쪽
(3) 위 책, 128-129쪽
(4) 한편 상업어음에 관한 이러한 정의는 “사업자등록증을 교부받은 업체 간에 당해 업체의 사업목적에 부합되는 경상적 영업활동으로 이루어지는 재화 및 용역의 거래에 수반하여 발행·양도배서·인수된 어음”, 즉 ‘한국은행의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규정’에 규정된 ‘상업어음’의 정의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