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미얀마가 열린다 - 미얀마 투자 포인트
     


(법무법인 지평지성 양영태 대표변호사)

[편집자 주 : 본 칼럼은 미얀마의 현재 환경을 기반으로 일반적으로 조망해본 총론입니다. 지평지성은 향후 변해가는 정세 속에서 등장하는 개별 이슈 중심으로 각론적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1. 미얀마의 최근 상황

작년까지만 해도 미얀마는 꽤 오랫동안 잊혀진 국가였고, 국내 언론에 실린 미얀마 기사도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작년 11월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미얀마를 방문한 이후부터 미얀마 기사가 홍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2010년 11월 총선 - 2011년 12월 미얀마 주요 일지]

  • 2010년 11월 : 20여년 만에 총선/ 아웅산 수치 가택연금 해제
  • 2011년 3월 : 군정, 새 민선정부에 권력이양
  • 2011년 8월 : 아웅산 수치 - 테인 세인 대통령 면담
  • 2011년 10월 : 인권위원회 출범/ 정치범 200여 명 석방/ 노조 허용하는 노동법 통과
  • 2011년 11월 : 클린턴 미 국무장관, 미얀마 방문(미 국무장관 50년 만에 방문)
  • 2011년 12월 : 다이빙궈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방문/ 고이치로 일본 외상 방문(일본 외상 9년 만에 방문), 투자협정 협상 합의, ODA 공여 재개
[2012년 1월 미얀마 주요 일지]

  • EU, 양곤에 사무소 설치 합의
  •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 방문(영국 외무장관 50년 만에 방문)
  • 데릭 미첼 미국 미얀마 특사 방문
  • 아웅산 수치, 보궐선거 출마 공식 선언
  • 일본 경제산업상, 일본 굴지의 기업을 망라한 일본 경제사절단 대동 방문
  • 소수민족 카렌반군과 평화협상 타결
  • 651명 정치범 추가 석방
  • 미국, 미얀마 외교관계 대사급 격상
  •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 방문(프랑스 장관 처음 방문)
  • 매코널 미국 공화당 원내대표, 매케인 상원의원 방문
  • EU, 경제제재 해제 검토
    * 2012년 4월 1일 국회의원 48명 보궐선거 실시 예정(아웅산 수치 출마)

미얀마 정세가 숨가쁘게 변하고 있는 것이 확연히 느껴집니다. 황금시장을 향해 세계 각국들이 앞다투어 몰려가고 있습니다. 서방의 경제제재는 금년 4월 보궐선거 후나 늦어도 내년에는 풀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2. 기회의 땅, 미얀마

세계는 왜 이처럼 미얀마에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요?

우선 50년 가까이 지속되어 온 군정이 종식되고 정치적 민주화가 진전되고 있다는 점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이 관심을 갖는 더 큰 이유는 미얀마의 막대한 자원과 6,000만 명에 이르는 많은 인구 및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입니다.

미얀마는 천연가스와 납, 아연 등 지하자원, 금과 옥, 진주 등 보석이 풍부합니다. 특히 전세계 티크 목재의 80%, 루비의 99%가 미얀마에서 생산됩니다. 1년 3모작이 가능한 농업국으로 저렴한 노동력이 풍부하여 주변 국가의 인건비 상승과 맞물려 노동집약 산업의 최적의 대체지가 될 수 있으며, 머지않아 큰 소비시장이 될 잠재력이 있습니다. 또한 인도양과 동남아 및 중국을 연결하는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물류의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미얀마가 기회의 땅, 아시아의 마지막 남은 황금시장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별 이견이 없는 것 같습니다.


3. 미얀마 개방의 의미

미얀마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가 풀리고 개방이 가속화되면, 한국 기업들의 투자기회도 늘어날 것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세계 각국 - 중국, 태국, 인도, 일본, 싱가폴, 말레이시아, 홍콩, 미국, 영국, EU, 호주, 러시아 등 - 정부와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어서 미얀마의 개방 그 자체를 우리 기업의 호재라고만 말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경쟁이 치열지면서 기회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미얀마 정부는 최근 10개 해안 석유·천연가스 광구 탐사ㆍ개발권 공개입찰을 실시했는데,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태국의 PPT E&P, 인도의 주빌리언트, 러시아의 CIS 노벨 석유 등 8개사가 개발권을 받았습니다. 금년 1월에는 일본 굴지의 기업이 망라된 경제사절단이 미얀마를 방문했고, 내달에는 미국 기업대표단이 미얀마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물론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함부로 투자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미얀마는 여전히 전기ㆍ도로ㆍ통신 등 인프라가 열악하고, 외국인투자에 대한 제한이 많으며, 투자법제도 불확실하고, 우수인력 확보도 쉽지 않은 투자 장애요소가 많습니다. 최근 들어 토지가격이 급등하고 환율도 강세로 돌아서는 등 투자의 애로점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러한 장애를 이유로 머뭇거리고 있다가는 그 장애를 헤쳐나가는 경쟁국 기업들에게 좋은 기회들을 빼앗기고 말 것입니다.


4. 미얀마 투자 포인트

미얀마에 대한 투자 접근 방향은 어떠해야 할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확한 관점을 가지고 준비하면서 접근해야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필자가 속한 지평지성 미얀마팀이 지난 몇 년간 미얀마를 조사하고, 왕래하며 업무를 진행하면서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 사업타당성 검토

다음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사업타당성에 대한 판단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정책

먼저 미얀마 정부의 정책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얀마 정부가 수립한 정책의 흐름을 타고 가는 사업은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책의 흐름에 따라 당장 해야 할 사업과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을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얀마 정부는 작년에 이동통신 3,000만 회선 확장을 위한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이동통신망 확장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몇 개의 수입대체산업 분야를 정하여 민간기업의 참여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내년의 동남아시아게임 개최를 앞두고 호텔 분야의 투자도 권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외국인의 차명 토지에 대한 규제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정책이 수립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해 기득권을 침범당할 수 있는 민간자본이나 외국기업들의 반발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예컨대, 수입대체산업 육성 정책은 그동안 무역으로 이익을 남긴 무역자본과 관련 외국기업의 반발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2) 수익성

정부가 아무리 권장하는 사업이라 하더라도, 구매력이 미약하여 수익성을 맞출 수 없다면 재고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가 구매해 주거나 민간의 구매력이 받쳐줄 수 있는 사업인지, 수출 가능한 사업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물론 구매력은 경제성장에 따라 확대될 것이므로 동태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외국인투자 유치 필요성

미얀마는 외국인에게 제한적인 개방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토지 불하, 인허가 등 각종 민영화도 기본적으로 미얀마 내국기업들에게 참여 기회가 주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미얀마의 자본과 기술의 한계로 인해 외국 자본과 기술이 필요한 분야들이 있습니다. 미얀마 정부와 민간자본이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고 싶어하는 분야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4) 경쟁력

우리 회사가 경쟁력이 있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좋은 사업, 외국인투자가 필요한 사업이라면, 국내 기업은 물론 중국, 태국, 일본, 인도, 싱가폴, 말레이시아, 홍콩, 영국, 미국, EU 등의 기업들이 전부 경쟁자입니다.

특히 중국이 최대 경쟁자입니다. 미얀마는 서방의 경제봉쇄에 대응하여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가져왔습니다. 지리적, 문화적, 역사적으로 소통하기 쉬운 점, 중국 제품 의존도, 화교의 경제력 등으로 인해 중국의 미얀마에 대한 영향력은 큽니다. 특히 중국 제품의 저가 공세, 가격 경쟁력이 문제입니다. 그러나 미얀마는 한편으로 지나친 중국화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미국의 아시아 전략과 맞물리면서 작금의 정세변화를 추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얀마가 중국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상황을 고려하여 중국기업에 대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행히도 미얀마는 한류 문화로 인해 한국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고, 국경을 맞댄 국가(중국, 인도, 태국)나 미국 등 강대국에 비해 부담이 적은 한국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이상의 4개의 허들을 통과한다면, 그 사업은 추진해볼 만할 것입니다. 반면, 의문이 있다면, 장기적으로 추진하거나 유보하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나. 추진

사업타당성 검토 결과가 긍정적이어서 구체적 추진에 들어갈 경우 부딪히는 기본적인 문제는 2가지입니다.

1) 법제도적 리스크

미얀마 법제는 외국인이 투자하기에 아직 불비하거나 불완전합니다. 물론 외국인투자 확대를 위한 방향으로 법률이 제정, 개정되어가겠지만,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불안한 법제도 하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거래구조,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불법 또는 편법으로 투자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2) 현지 파트너와 인허가 등

적정한 토지를 확보하고, 정부로부터 인허가를 받는 문제는 모든 이머징마켓에서 어려운 문제이지만, 이제 막 개방되는 미얀마에서는 더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래서 이를 도와주거나 해결해줄 현지 파트너(조력하는 파트너 또는 합작파트너)가 매우 중요합니다. 중국이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현지 파트너를 잘못 만나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되는데, 미얀마 투자의 경우에도 신뢰성있고 유능한 현지 파트너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편, 미얀마에서는 유력한 기업가들이 제한적이고 서로 잘 아는 관계이어서 경솔하게 여러 곳을 컨택할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사업을 찾았다고 하더라도 이 2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투자를 실행할 수 없으므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 투자자들이 서방 투자자들보다 이러한 준비에 약하다는 평가도 있는데, 치밀하게 준비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투자를 끝까지 마무리하는 뒷심을 발휘하여야 할 것입니다.

다. 투자 의지

그러나 해외투자 일반이 그러하듯이 미얀마 투자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당해 기업의 투자 의지라고 생각됩니다. 대주주와 경영진의 투자 의지 없이는 아무리 기회의 땅이라고 하더라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진정한 기회를 찾아 끝까지 추진해내기 어려울 것입니다.


5. 결어

이미 투자대상에 대한 사업타당성 검토가 끝나고 현지 파트너도 확보했다면, 법제도적 리스크 해결을 위한 법률전문가와의 협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현지 파트너를 구하지 못했다면, 신중하게 조사하여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미얀마 전문가의 조력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투자를 검토하는 단계라면, 미얀마 현지 방문을 통해 감을 얻는 것도 필요하지만,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체계적인 사업타당성 검토를 해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우리 회사의 주력분야 내지 미래전략분야가 미얀마에서 사업타당성이 있는지, 미얀마에서 사업성이 있는 분야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검토하는 것이 시급히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사업타당성 검토는 당해 기업 스스로 할 수도 있겠지만, 검증된 현지 파트너나 미얀마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장 진행할 사업과 장기적으로 추진할 사업을 나누어 진행할 수 있을텐데, 후자도 시작을 미루어서는 실기할 수 있으므로 적은 투입을 하더라도 착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얀마 투자는 늦지 않았습니다.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 및 자문사들 간에 프로페셔널한 협력을 할 수 있다면, 다른 경쟁 국가들을 물리치고 한국기업들이 미얀마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우연적이고 단편적인 정보에 의존하는 미얀마 러시를 경계하고, 체계적 접근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 검토가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