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生러시아·CISⓔ칼럼

러시아 담보제도에 대한 개괄적 검토 (2)

4. 저당권을 제외한 기타 담보권

가. 일반

(1) 담보물

원칙적으로 물건과 권리, 청구권을 포함하여 모든 재산은 유통이 금지되어 있지 않는 한 담보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민법 제336조). 그러나 일정한 재산에 대한 담보는 법률상 제한되거나 금지될 수 있고, 특히 압류할 수 없는 국민의 재산(예를 들어 위자료 청구권이나 상해로 인한 보상청구권 등)에 대해서는 담보권을 설정할 수 없다. 다만 담보권 설정이 금지되는 재산의 범위는 법률상 명확하지 않으므로, 각 사항 별로 별도의 확인이 필요하다. 아울러 러시아 상사법원은 담보권의 대상물에 관한 구체적인 실무례를 발표한 바 있으므로, 이를 참조할 수도 있을 것이다(the Information Letter of the Presidium of the Higher Arbitration Court of the Russian Federation No. 67 of January 21, 2002).

민법 제338조에 따라 담보권설정계약 등에서 달리 정하지 않는 한 담보권설정자가 담보물을 보관하여야 한다. 다만 담보권자는 담보물을 봉인하거나 담보물 상에 담보권이 설정되었음을 증명하는 표시를 하여 담보권설정자로 하여금 이를 보관하게 할 수 있다. 한편 증권에 표창된 재산권에 대한 담보권 설정은 담보권설정계약 등에서 달리 정하지 않는 한 당해 증권을 담보권자에게 인도하거나 공증인에게 공탁하여야 한다.

(2) 피담보채권 및 담보권의 범위

우리 법과 유사하게 러시아 법률상으로도 담보권은 피담보채권의 원본 뿐만 아니라 이자, 위약금, 연체이자, 담보권자의 담보물 보관비용, 담보권 실행비용 등을 담보한다(민법 제337조).

한편 담보권의 효력은 담보권설정계약 등에서 달리 정하지 않는 한 담보물의 부속물에 미친다. 나아가 법률에서 명시하는 경우 담보권의 효력은 담보물의 사용 결과 발생한 과실, 생산물 및 수익에도 미친다(민법 제340조 제1항). 그리고 담보권설정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담보권설정자가 장래에 취득하는 물건 또는 권리에 대해서도 담보권을 설정할 수 있다(민법 제340조 제6항).

(3) 담보권설정계약

담보권설정계약에는 (i) 담보권이 설정되는 대상물과 그 가치, 형태 및 분량, (ii) 피담보채무의 이행기, (iii) 담보물의 점유자가 명시되어야 한다(민법 제339조 제1항). 담보권설정계약은 반드시 서면으로 작성되어야 하고 공증을 받아야 한다(민법 제339조 제2항). 서면으로 작성되지 않거나 공증을 받지 않은 담보권설정계약은 효력이 없다(민법 제339조 제4항). 다만 저당권을 제외하고 담보권을 등기할 필요는 없다.

(4) 후순위 담보권

선순위 담보권설정계약에서 금지하고 있지 않는 한, 후순위 담보권의 설정도 가능하다(민법 제342조 제2항). 이 경우 후순위 담보권의 피담보채권은 선순위 담보권의 피담보채권이 만족된 이후에 그 만족을 구할 수 있다. 담보권설정자는 담보물에 현존하는 담보권에 대한 정보를 후순위 담보권자에게 제공하여야 하고, 이를 게을리할 경우 그로 인하여 담보권자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민법 제342조 제3항).

(5) 담보물의 사용 및 처분

담보권설정자는 계약에서 달리 정하거나 담보권의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 과실 및 수익의 수취를 포함하여 담보물을 원래 목적에 따라 사용할 권리가 있다(민법 제346조).

나아가 법률 혹은 담보권설정계약에서 달리 정하거나 담보권의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 담보권설정자는 담보권자의 동의를 받아 담보물을 양도, 임대, 증여, 기타 방법으로 처분할 수 있다. 특히 담보권설정자가 담보물을 유증할 권리를 제한하는 계약은 효력이 없다. 한편 담보권자는 별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보관중인 담보물을 사용할 권리가 있고, 이 경우 담보권설정자에 대하여 정기적인 보고를 하여야 한다. 나아가 피담보채무의 원리금 변제를 위하여 담보물에서 과실 및 수익을 수취할 의무를 담보권자에게 부담시키는 계약도 가능하다.

담보물에 대한 소유권이 제3자에게 유ㆍ무상으로 이전되는 경우, 담보권의 효력이 유지되고 별도의 계약에서 달리 정하지 않는 한 담보물에 대한 소유권을 이전받은 자는 담보권설정자의 지위까지 인수하게 되며, 피담보채무를 변제하여야 한다(민법 제353조 제1항). 만약 담보물이 여러 사람에게 이전되는 경우, 이전된 담보물의 비율에 따라 피담보채무의 변제의무를 부담하고, 만약 담보물의 분할이 불가능할 경우 공동 담보권설정자로서의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민법 제353조 제2항).

(6) 담보권의 소멸

담보권은 (i) 피담보채무가 소멸하는 경우, (ii) 담보권자가 담보물을 보관하는 경우에 있어 담보권자의 담보물 보관의무(민법 제343조 제1항)를 해태하여 담보권설정자가 담보권의 소멸을 청구하는 경우, (iii) 담보물이 멸실되거나 담보권이 설정된 권리가 소멸하는 경우, (iv) 담보물이 경락된 경우 혹은 담보물의 매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된 경우 소멸한다(민법 제352조 제1항). 담보물이 소멸하는 시점에 담보권자가 담보물을 보관하고 있는 경우, 담보권자는 보관하고 있는 담보물을 담보권설정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민법 제352조 제3항).

(7) 외국인의 담보권 취득

외국인도 직접 담보권을 취득할 수 있고, 담보권의 실행에도 특별한 제한이 없다.

나. 담보권의 구체적인 형태

(1) 개설

지난 회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민법은 채무 이행에 대한 보장 수단으로 (i) 위약금, (ii) 담보권, (iii) 유치권, (iv) 보증, (v) 금융기관 지급보증, (vi) 증거금, (vii) 기타 담보수단을 규정하고 있다(민법 제329조). 그러나 이러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기타 담보수단이 실제로 규정된 예는 없는 상태이다.

이와 같이 러시아 법률상 규정된 담보권의 종류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거래 실무상 REPO 거래, 조건부 매매, 은행 예금에 대한 담보권 설정, Escrow 계좌 등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담보 수단의 완전성이나 집행가능성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형편이다.

일반적으로 러시아 법원은 위와 같은 새로운 담보수단을 민법에 규정된 전통적인 담보 수단의 변형으로 보고 있다(위장 거래로 보거나 혹은 전통적인 담보 수단과 동일한 경우로 보는 경우도 있다). 결과적으로 러시아 법원은 전통적인 담보 수단에 대한 모든 법률적 제한 사항을 그와 비슷한 비전형 담보에 그대로 적용시키고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담보 수단은 실행 불가능하게 되거나 혹은 당사자의 기대나 의도와 달리 상당히 변형된 내용으로만 실행될 여지가 있다.

(2) 예금에 대한 담보 설정

예금에 대한 담보 설정과 관련하여 그 담보물로 (i) 예금계좌 자체, (ii) 예금계좌에 예치된 자금, (iii) 예금주의 은행에 대한 예금인출청구권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러시아에서 위와 같은 형태의 담보권을 설정할 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러시아 하원(Duma)에서 예금계좌에 대한 담보를 의율하는 법률에 대한 입법 시도가 있었으나 성공하지는 못하였고, 이에 따라 아직 명시적인 법률이 없는 상태에서 러시아 법원은 예금에 대한 담보 설정의 유효성에 관해서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상사법원은 은행에 예치된 자금이 경매에서 처분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 담보설정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the Information Letter of the Presidium of the Russian Arbitration Court No. 26 of January 15, 1998). 예금인출청구권에 대한 담보 설정 역시 아래에서 살펴보는 계약상 권리에 설정된 담보권의 일반적인 문제로 인하여 유용한 담보수단으로 보기 어렵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러시아 법률이 적용되는 한 예금계좌나 예금계좌에 예치된 자금, 예금인출청구권에 대한 담보권은 안정적인 담보수단으로 보기 어렵다. 이에 따라 실무상 예금계좌 등에 대한 담보권설정계약의 준거법을 예금에 대한 담보 설정을 인정하는 외국법으로 하는 경우가 있으나 담보권의 실행이 러시아에서 이루어질 경우 러시아의 실정법을 위반한 계약으로 볼 여지가 있기 때문에 이 역시 안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편 실무상 예금에 대하여 담보를 설정하는 주된 이유로 담보 수단으로서의 측면과 함께 자금관리 수단으로서의 측면이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예금에 대한 담보 설정은 자금관리 수단으로 사용되기 어렵기 때문에 별도의 자금관리 수단을 검토할 필요가 있고, 이와 관련하여 Escrow 계좌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러시아에서 Escrow 계좌가 점점 더 많이 이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에 대한 법률상 제도가 충분히 발전하지 않은 상태이고, 따라서 불명확한 점이 많이 있다. 특히 일부 민법 규정은 Escrow 계약(특히 은행이 계좌 관리인이 되는 경우)의 효력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민법상 예금주가 예금계좌에서 예금을 인출할 권리는 제한될 수 없고(민법 제845조, 제858조), 예금주는 언제든지 계좌를 폐쇄할 수 있다(민법 제855조). 나아가 계좌 인출권을 가지는 자가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변경될 수 없고(민법 제855조), 은행은 계좌의 관리에 대하여 비밀을 유지할 의무가 있어 이를 제3자에게 공개하여서는 안된다(민법 제857조).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러시아에서 아직까지 Escrow 계좌는 충분히 안정적인 자금관리 수단으로 보기 어렵다.

(3) 계약상 권리에 대한 담보 설정

러시아 법률은 계약상 권리에 대한 담보권의 설정을 일반적으로 허용하고 있다(민법 제336조). 그러나 담보권 실행 및 이에 따른 권리의 이전과 관련된 많은 개념상의 문제점과 실질적인 위험성으로 인하여 계약상 권리에 대한 담보권은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담보 수단으로 보기 어렵다.

다음 회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러시아 법률은 원칙적으로 유담보, 다시 말해 채무불이행시 경매절차를 거치지 않고 담보권자 혹은 제3자가 담보물을 직접 취득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 담보물은 반드시 경매 절차에 의하여 매각되어야 하고, 담보권자는 이러한 경매 절차를 통한 수익금을 수령할 권한만 인정된다. 이러한 원칙은 계약상 권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여서, 러시아 법률은 경매 절차를 거치지 않고 권리를 직접 담보권자에게 이전하는 가능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계약상 권리를 경매하여야 한다는 어려움이 발생한다.

나아가 계약상 권리의 처분와 관련하여 상응하는 의무의 이전 없이 권리 만의 처분이 가능한지 여부는 러시아 법률가 간에서 현재 격론의 대상이다. 이에 관해서 현재 통설이 없는 상태이지만, 계약상 권리의 양수인이 계약상 권리의 양도인이 가지는 계약상 지위를 완전히 대체하는 경우에만 계약상 권리의 양도가 유효하다는 것이 우세한 견해라고 한다. 이에 따라 계약상 권리의 처분은 이행기가 도래한 일반적이고 최종적인 계약상 권리에 한하여 허용된다고 볼 여지가 있다. 결국 잠재적인 장래의 권리 만의 양도를 의미하는 계약상 권리에 대한 담보권설정계약이 무효가 될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4) 지분 및 주식에 대한 담보권설정

러시아 법률상 여러가지 회사 형태가 인정되나[유한회사(LLC), 폐쇄형 주식회사(Closed JSC), 개방형 주식회사(Open JSC), 개인기업(Individual Entrepreneur), 합명/합자회사(General/Limited Partnership)] 주로 유한회사(LLC)와 주식회사(JSC)가 이용되므로, 지분 및 주식에 대한 담보 설정의 가부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러시아 법률상 LLC의 지분에 대한 담보설정은 LLC의 정관에서 달리 정하지 않는 한 허용된다. 또한 지분권에 대한 담보권설정은 지분권자의 결정을 통한 LLC의 승인을 필요로 한다. 한편 지분권에 대한 담보권설정은 등기사항에 해당하지 않으나, 담보권설정자가 러시아 회사인 경우 담보 대장(книгу записи залогов)에의 기재는 필요하다. 지분에 대한 담보권설정계약은 일반적으로 담보권설정자가 지분을 계속 보유하면서 담보권설정계약에서 정한 조건에 따라 일상적인 사업 과정에서의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조항을 포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편 주식회사(JSC)에 있어 폐쇄형 주식회사(Closed JSC)의 경우에는 LLC의 지분과 유사한 논의가 적용되고, 개방형 주식회사(Open JSC)의 경우 특별한 제한 없이 주식에 대한 담보권설정이 인정된다.

(5) 보험에 대한 담보권설정

보험에 대한 담보권설정에는 러시아 법률상 문제가 있고, 이러한 문제로 인하여 러시아 법률가들은 보험에 대한 담보권설정에 대하여 명확한 의견을 주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러시아 법률상 양도담보는 일반적으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보험에 대한 담보권설정을 위해서는 권리에 대한 담보권 설정 방식이 이용되어야 하는데,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확정되기 이전의 장래채권을 양도할 수 있는지에 관한 명확한 법원의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확정되기 이전의 보험채권 역시 안정적인 담보물로 보기는 어렵다.

(6) 양도담보

러시아 법률상 양도담보는 친숙하지 않은 개념이다. 따라서 유효한 담보 수단인지에 대하여 법률상 의문이 있으므로,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

법무법인 지평 / CIS팀 채희석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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