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의 변호사

  Q 현재 변호사님께서는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신가요?

 

A 우리 회사는 크게 소송파트와 자문파트로 나뉘고, 자문파트는 주로 M&A와 일반적인 기업자문 업무를 담당하는 회사파트와 증권·금융 업무를 담당하는 증권·금융파트로 나뉩니다. 저는 증권·금융파트 소속이며, 주로 자금의 조달·제공에 필요한 계약서 작성과 법률 자문, 프로젝트 파이낸싱, 증권발행, ABS 등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주로 금융기관들이 고객입니다. 자금을 유치하는 일반 회사의 입장에서 일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주로 당사자들 중 한쪽은 금융기관인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회사가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증권·금융파트가 독립된 조직으로 구성되기 전이라 회사 관련 업무와 증권·금융 관련 업무를 모두 담당했었습니다. 하지만 증권·금융파트를 만들 비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증권 발행, 금융기관에 대한 일반 자문업무를 많이 해왔고, 저는 특히 증권의 발행·인수에 관한 일을 많이 했습니다. 증권이라고 하면 우리 상법상에 있는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주식을 말하고 자금을 유치하려는 쪽에서 보면 증권을 발행하는 것이고 금융기관의 입장에서 보면 인수하는 것입니다.

   
  Q 지평 증권·금융파트의 가장 큰 파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팀원들이 훌륭하다고 하는 건 너무 뻔한 얘기인가요? 그래도 팀원들이 너무 훌륭하다는 말을 먼저 하지 않을 수 없네요. 저희 파트는 현재 한국변호사 7명과 미국변호사 2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더 큰 힘은 팀원들 사이의 조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팀워크라고만 하면 뭔가 노력해서 만들어가야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 저희 증권·금융파트의 경우에는 그런 팀워크를 넘어서는 무엇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각자가 다른 개성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에서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증권·금융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상당히 우연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 변호사일을 시작할 때는 어떤 업무가 있는지 자세히 몰랐기 때문에 일단 추상적으로 앞서 말한 그런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같이 일을 하게 된 선배 변호사가 증권·금융 팀이어서 증권·금융 업무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Q 강금실 변호사님을 도와 법무부에서 정책보좌관으로 일하셨는데, 그 때의 일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주시겠어요?

 

A 1년 3개월 동안 정책보좌관을 했습니다. 강금실 변호사님께서 법무부 장관으로 가실 때, 혼자서 일하시는 것보다는 함께 생각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마침 정책보좌관이라는 제도가 생겨서 제가 강 변호사님께 정책보좌관을 해 볼 의향이 있다는 말씀을 드렸고 변호사님께서도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제 지원을 받아 주셨습니다.

1년 3개월이었는데 역시 행정부분은 지금까지 제가 했던 업무와는 상당히 성격이 달랐습니다. 정책보좌관을 지원하게 된 계기 중 하나가 변호사 일만 계속하다 보면 점점 자신의 업무영역으로만 경험이 좁아질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고, 앞으로 계속해서 변호사일을 하는데 있어 다른 영역에서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는데, 역시 다른 세상을 보고 온 느낌입니다.

일단 큰 국가기관이기 때문에 중앙정부에서 담당하는 여러 가지 기능과 시스템을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변호사들은 주로 독립적으로 자기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곳은 결제시스템으로 되어 있고, 기안하는 사람부터 장관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수직적인 지휘 계통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 큰 차이였습니다. 이런 시스템이 업무가 큰 틀이나 제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균형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업무의 안정성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한편으로는 제가 해 온 업무 스타일로 보면 약간은 비효율적이거나 중복되는 업무가 많지 않은가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내용적으로 보면 중앙정부에서의 정책결정 하나 하나가 사회에 얼마나 큰 파급 효과를 미치는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강 변호사님과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를 했고 민변 소속이라는 점 때문에 많이들 경계를 했지만,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일을 해나가면서 때로는 시민단체와의 중재 역할도 하다보니 신뢰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시민단체와의 중재역할을 하면서 우리사회의 단절되어 있는 영역들간에 소통의 기회를 갖게 되었고, 그 과정을 통해 저나 다른 사람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저와 공무원들과 시민단체가 함께 회의를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때 시민단체 사람들도 공무원들이 기존에 생각했던 것만큼 ‘다른 나라 사람은 아니구나’ 라고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몇 번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게 좀 보람이라면 보람일까요?

아쉬웠던 점은 일을 열심히 많이 하지 못한 것입니다. 처음 6개월 동안은 제가 다른 분야에 대해 파악하는 시기였기 때문에 일에 대한 추진력이 부족하였고 준비단계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다음 6개월 동안은 법무부에서 이런 일들을 하면 좋겠다는 감도 생기고 그 부분을 제안하여 실무 부서들과 일을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교정국 같은 경우, 교정 시설과 교정 처우 개선을 위해서 여러 팀을 만들고 저도 연구팀에 참여하여 적극적으로 일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그런 일들을 마무리를 못하고 중간에 나왔습니다. 그 후에 조금씩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기도 했지만 많이 진척을 못 시키고 중간에 나오게 된 것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Q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활동 외에도 검찰개혁 등 여러 외부 활동을 하고 계신 걸로 아는데요.

 

A 민변 활동은 변호사를 시작할 때부터 했습니다. 사실 자문 팀 변호사가 민변 활동을 열심히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업무 성격상 계속 사무실에 매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민변 활동을 위해 자기 시간을 특별히 내려고 노력을 하더라도 업무와 충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법무부를 마치고 나서 법무부에서 있었던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민변 일을 과거와는 다르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사법개혁과 관련해서 사법위원회에서 여러 가지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고, 그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법무부에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제가 검찰문제 등에 대해 많은 의견을 제기해 주길 원했고,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관한 토론이 자주 열리고 있어 그 토론자로 두 번 정도 참석을 했습니다. 민변의 공식입장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민변 대표는 아니었고 민변에 토론자를 추천해달라는 요청이 왔을 때 제가 추천되어 개인자격으로 참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회사의 ‘공익위원회’ 의 공익위원으로 있는데, 특별히 열심히 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저처럼 공익활동에 대해서 생각은 있지만 시간이 부족한 변호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에 대해 많이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지평 공익위원회에서도 그 부분에 대한 논의가 진행중이며 적극적으로 참여를 해서 조건에 맞는 활동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전화 연결이 어렵고, 그 경우 대부분 회의중이라고 하니까,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무슨 회의를 그렇게 많이 하나 싶지요.
그리고 제 경험으로 보면 낮에 안정적으로 시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중간 중간의 회의와 전화 통화 그리고 외부 회의를 다녀오게 되면 혼자서 문서작업을 해야 하는 부분은 저녁으로 밀리게 되고 그것을 몰아서 하다 보면 밤을 새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 낮에 회의하고 저녁에 써서 내일 클라이언트에게 전해 주어야 한다든지, 내일 계약서 서명을 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다면, 정해진 시간 안에 어떤 일을 마무리 해야만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좀 바쁜 척을 하게 됩니다.
   
  Q 변호사로서 일하는데 있어서 특별히 힘드신 경우는 없나요?

 

A 시간이 너무 짧거나 갑자기 아주 급박하게 해 달라는 일이 생긴 경우는 업무상 조금 힘이 들죠. 예정에 없던 급한 일이 생길 경우, 기존에 있던 다른 일과 충돌하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밤을 새워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해서 리듬도 깨지고 마음의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하다 보니 힘이 들기도 합니다.

  Q 그럴 때 활력소가 되어 주는 것이 있다면.
A 역시 사람은 칭찬 받는 것이 제일 기분이 좋은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다고 이야기하거나 일이 끝날 때 ‘덕분에 일을 잘 마쳤다’ 고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이 작은 것 같지만 힘들게 일을 마치고 난 다음에 갈증을 해소해 주는 물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런 클라이언트들은 저 역시 많이 고맙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Q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A 우리 회사 운영에 관해서 보면 가장 큰 목표는 증권 ·금융 파트를 조금 더 안정화하는 것입니다. 안정화 중 하나는 클라이언트와의 관계인데요, 클라이언트들과 관계를 공고히 하고 서로 신뢰하며 긴밀하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들고, 그런 관계의 클라이언트를 많이 확보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파트 내에서도 각각 세부적인 분야로 나뉘는 만큼 그 세부적인 분야별로 구성된 소 팀들이 활성화되어 그 팀별로 업무가 잘 진행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제가 파트장을 맡고 있는 동안에 그런 부분의 기초를 잘 닦아 둔다면 누가 파트 장이 되더라도 그러한 기초 하에서 내실을 다지는 일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