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한국형 헤지펀드의 출범을 바라보며
     


(법무법인 지평지성 이행규 변호사)


한국형 헤지펀드가 출시되었습니다. 헤지펀드에 증권대여, 자금지원, 재산의 보관 및 관리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프라임브로커(prime broker)들도 인가를 마치고 운용사들과 제휴를 마쳤습니다. 금융당국에서 한국형 헤지펀드의 도입을 공식화한 이후 발생한 유럽발 글로벌 경제쇼크와 반월가 시위 등으로 일각에서는 이번에도 도입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를 뒤로 하고 헤지펀드 산업이 드디어 한국에 도입되었습니다.

애초 헤지펀드는 2008년 자본시장법 제정을 통해 도입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의 발발과 그 원인 중 하나로 헤지펀드의 과도한 레버리지와 파상생품 투자가 지목되고 국내에서도 키코사태가 발생하면서 한국형 헤지펀드의 도입은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후 한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었고, 헤지펀드를 운용하고자 하는 금융기관들이 홍콩이나 싱가폴로 IB센터를 옮기는 한편 헤지펀드에 투자하고자 하는 국내투자자들이 외국 헤지펀드로 몰리면서 감독당국의 마음이 바빠졌고 한국형 헤지펀드의 도입 논의가 다시 불붙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도입된 한국형 헤지펀드는 그 본산인 미국 뉴욕의 헤지펀드 규제 움직임을 적절히 수용하여 그야말로 '한국형'으로 도입되었습니다. 즉, 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주체를 최저 자기자본, 운용경험 및 전문인력 요건에 따라 제한하였고, 분기별로 운용전략, 투자대상자산의 종류, 차입 및 파생상품 현황 등을 감독당국에게 보고하도록 하였습니다. 특히 헤지펀드의 차입한도를 펀드재산의 400%로 제한하고 파생상품 거래에 따른 위험평가액도 펀드재산의 400%로 제한하여 헤지펀드가 잘못되더라도 금융시장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했습니다. 또한 헤지펀드 운용사와 프라임브로커 간의 이해상충을 방지하기 위한 Chinese Wall 규제도 도입되었으며, 헤지펀드를 직접 운용하고자 하는 프라임브로커의 경우 분할 등을 통해 운용부문을 분사하도록 창구지도할 계획입니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도입으로 한국 자본시장, 자산운용시장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특히 그동안 수수료 수입 등에 의존해 온 증권회사의 경우 프라임브로커 업무 영위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고 글로벌 IB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 보입니다. 그리고 최근 감독당국에서 모범규준을 만들어 초기 시장의 안착을 도모하고 거래비용을 절감시키는 모습은 매우 바람직해 보입니다.

앞으로 한국형 헤지펀드가 그야말로 한국 투자자들의 투자위험을 분산(hedge)시키고 자본시장의 효율을 증대하여 자산을 재분배하는 그 고유의 목적에 부합하는 순기능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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